안동호 ‘인공모래섬’에 11년째 날아와 번식, 현재 100마리 넘어<br/>4억3천여만원 투입 내달부터 전망대 확장 등 탐방인프라 구축<br/>관광객 해마다 증가… 쇠제비 메타버스센터·수상 관광도 추진
해마다 안동호(湖)를 찾는 여름 철새 쇠제비갈매기가 생태관광 자원으로 거듭 난다.
안동시는 쇠제비갈매기 서식지를 찾는 관광객이 매년 늘어남에 따라 환경부로부터 4억3천여만 원을 지원받아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쇠제비갈매기 생태탐방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생태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한다.
20일 안동시에 따르면 9월부터 쇠제비갈매기 서식지 주변 탐조(探鳥)용 전망대를 확장하고 고배율 관찰 망원경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진입 계단과 목책 계단, 접안 시설도 만든다.
안동댐 인근에는 쇠제비갈매기 조형물을 설치하고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를 오가는 쇠제비갈매기 메타버스(metaverse)센터도 건립할 예정이다.
경북도도 힘을 보태고 있다.
경북도는 유람선을 건조해 쇠제비갈매기 전망대를 중심으로 군자마을~도산서원, 안동국제컨벤션센터와 세계유교문화박물관, 한국문화테마파크 등 3대 문화권 사업장까지 잇는 수상 관광코스를 구상 중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외국처럼 호수에서 대형 유람선을 타고 쇠제비갈매기 등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는 수상관광 코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낙동강 하구 등 모래밭에서 주로 번식하던 쇠제비갈매기가 안동호에 자리잡고 번식에 성공, 올해 11년째 새끼를 길러냈다.
서해안 시화호나 남해안 낙동강 하구 등에서 주로 번식하던 쇠제비갈매기는 2013년부터 안동호 가장자리에 있는 2천㎡ 면적의 쌍둥이 모래섬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엔 40~50마리였던 것이 최근엔 100~120마리로 개체수가 늘어났다.
안동호에는 쇠제비갈매기의 천적 수리부엉이, 참매, 왜가리, 수달 같은 포식자가 산다. 쇠제비갈매기들에겐 천적보다 무서운 건 장마철 폭우였다.
폭우나 태풍 등으로 서식지가 수시로 침수되자 국내 최초로 안동시가 2019년 3월 안동호에 인공섬을 설치했다.
당시 수위가 높아져 기존 모래섬이 10m 수면 아래로 사라지자 서식지를 잃은 쇠제비갈매기를 살리기 위해 안동시와 주민들이 힘을 합친 결과였다. 이른바 ‘쇠제비갈매기 귀환 프로젝트’였다.
전문가들이 물에 뜬 구조물 위에 모래 120t을 깔아 기존 서식지와 비슷하게 섬을 만든 후 호수 물 아래에 12개의 닻을 달아 섬을 고정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쇠제비갈매기에게 안정적인 서식지를 제공한 안동시는 지난해 11월 환경부가 후원하는 자연환경대상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한편 쇠제비갈매기는 올 1월 환경부로부터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됐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