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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칠포리 암각화군’ 행정 무관심 속 훼손 방치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3-08-16 20:02 게재일 2023-08-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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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곳곳 낙서에 잡초 둘러싸여<br/>안내표지판 일부 지워지고 없어<br/>2년 전 문제제기 후 상황 더 악화
포항 영일 칠포리 암각화군의 한 암각화가 관리 주체인 포항시의 관리 부실로 조각 낙서로 훼손 방치돼 있다. /윤영대 전 포항대 교수 제공
포항 영일 칠포리 암각화군의 한 암각화가 관리 주체인 포항시의 관리 부실로 조각 낙서로 훼손 방치돼 있다. /윤영대 전 포항대 교수 제공

포항 영일 ‘칠포리 암각화군’이 수년째 부실 관리로 훼손 상태가 심각하지만 포항시가 ‘나몰라라’ 무관심 행정으로 일관, 비난을 받고 있다.

이곳은 인류 문화사에서 우리나라 선사시대 생활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공인받고 있다.


16일 윤영대 전 포항대 교수에 따르면 경북 유형문화재 제249호인 북구 흥해읍 칠포리 암각화군 일부가 잡초에 둘러싸여 있고 유물 곳곳에 사람 이름이나 도형 등 각종 낙서로 훼손 되는 등 보호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보존 상태가 심각한 상태다.


윤 전 교수가 이날 ‘칠포리 암각화’를 방문할 당시 A, B, C, D, E, F 6개 군(群) 중 B군은 잡초를 헤치고 올라가서야 겨우 암각화를 볼 수 있었고 2, 3번 사다리꼴 암각화 일부에는 조각 낙서로 훼손돼 있었다.


4, 8, 9번의 경우 허리 높이 이상으로 우거진 잡초 탓에 아예 찾을 수가 없었고 ‘칠포리 암각화군’ 안내 표지판의 글자 일부는 사라지고 없었다.


윤 교수는 “지난 2021년 지역에서 ‘칠포리 암각화’ 훼손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후 ‘포항시가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으나 지금 상황이 더 나빠졌다”면서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행정기관의 무관심으로 더 이상 방치돼서는 안 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암각화 보존을 위해서는 먼저 초청 토론회 등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 등이 정기적인 보존·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항 영일 칠포리 암각화군의 한 암각화 주변이 관리 주체인 포항시의 관리 부실로 잡초가 무성하다.  /윤영대 전 포항대 교수
포항 영일 칠포리 암각화군의 안내판 글자 일부가 관리 주체인 포항시의 관리 부실로 지워진채 방치돼 있다. /윤영대 전 포항대 교수 제공

이에 포항시 문화예술과 담당 학예연구사는 기자의 “왜 2년이 지나도록 문화재가 방치되고 있느냐”는 취재에 “기사 올리면 되지 않느냐”는 무책임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한반도에서 가장 넓게 분포된 암각화 유적 ‘칠포 암각화’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리 201번지와 334번지 해안도로변 등 곤륜산 정상에서 흐르는 좁고 깊은 계곡 옆에 돌출된 바위 면에 새겨져 있다.


암각화의 형태는 모양과 크기가 다양한데, 국내 최대 크기인 길이 100㎝에 달하는 암각화도 그려져 있다.


또 ‘칠포리 암각화’는 규모와 조형성, 상징성 등에서 다른 암각화 유적과 비교해 차별성을 인정 받고 있을뿐 아니라 선사시대 문화에 대한 새로운 연구 영역을 제공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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