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관광지 울릉도의 아름다운 자연 홍보와 함께 주민들의 애환과 고초, 삶의 피폐(疲弊) 등 정주 여건 개선의 필요성을 국가행사인 제4회 섬의 날을 통해 호소하려던 꿈이 깨졌다.
섬의 날 행사는 섬에서 개최하는 것이 취지에 맞지만, 우리나라 섬 여건상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아 행사를 개최하기 어렵다. 따라서 제4회 섬의 날 울릉도 개최는 우여곡절 끝에 유치했다.
국가행사인 섬의 날 울릉도 유치는 기상악화가 가장 걸림돌. 하지만, 풍랑주의보도 운항 가능한 크루즈 여객선이 운항하면서 용기를 얻어 유치에 나섰고 성공했다.
울릉도 개척 142년(개척령 1882년)이래 첫 국가행사로 야심 차게 준비하고 섬의 애환을 정부에 보여주는 기회로 기대를 많이 했다. 이와 함께 울릉도개척정신의 의지를 보여주려 했다.
하지만, 제6호 태풍 카눈이 울릉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취소키로 해 참으로 안타깝다. 태풍 카눈이 도대체 이런 진로로 울릉도를 기습할지는 상상도 못했다.
태풍의 이번 진로는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상은 변화무쌍하다고 말하는 모양이다. 태풍진로는 일반적으로 일본 열도를 타고 북동진하는 게 대부분이다.
태풍은 육지에 상륙하면 세력이 약해져 높은 산을 넘기보다는 열도 따라가지만 이번 처럼 90도로 꺾어 높은 산을 넘어 동해로 진출은 어렵지만 이런 일이 발생했다.
동해 한가운데 위치 기상이 상상할 수 없이 변화무쌍한 것이 울릉도다. 따라서 울릉도의 삶은 그 자체가 변화무쌍하다. 이게 섬의 현실이다.
울릉군과 군민들은 섬의 날 행사를 성공적으로 유치해 울릉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관광객 100만 시대를 대비한 전초전으로 심혈을 기울어왔다. 따라서 허탈함과 실망이 크다.
그러나 섬의 날 제정은 섬에서 행사가 취소되는 이 같은 이유도 포함된다. 실망과 허탈감보다. 섬의 날을 통해 울릉도의 애환을 알리려 했는데 취소되므로 오히려 애환을 확실하게 알릴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이보다 더 확실하게 섬의 사정을 전달할 방법이 있나 싶다.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행사 취소는 열악한 섬 생활의 절실함과 섬사람들의 고난과 애환, 고통, 삶의 피폐 등을 정확하게 보여준 참 교훈이 됐다.
이제 정부는 울릉군민이 바라는 울릉도·독도지원특별법 제정에 발 벗고 나서야한다. 국회는 반드시 통과시켜줘야 할 명분이 생겼다.
울릉도는 이 같은 생활이 일상, 매년 겪는 일이다. 정부는 이번에 행사 준비가 거의 끝난 상태에서 취소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울릉도 주민들은 매년 겪는 늘 상이다.
울릉도 주민들은 이번처럼 준비해 놓고 취소되는 것이 항상 있었다. 태풍으로 도로와 항구가 파괴되고 주택이 무너지고 수해가 나고 이런 것은 천재지변으로 치부한다.
그런데 아프면 죽어야 한다. 바닷길이 끊어져 움직일 수 없다. 울릉도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 섬으로 연간 40여만 명의국민이 찾는 자연이 아름다운 멋진 섬이기도 하지만 9천여 국민이 불편을 감수하며 어렵게 섬을 지키고 살고 있기도 하다.
대한민국 대표 섬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세계적인 아름다운 섬, 국민이 힐링하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섬이 울릉도다. 그런데 울릉주민들은 정주 여건 등 삶과 환경이 어려운 데도 이 귀중한 섬을 지키고 있다.
정부는 이번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울릉도 섬의 날 행사가 취소된 것은 울릉도·독도지원특별법을 제정하라는 하늘의 명령으로 생각하기 간절히 바란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