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도 땡볕에도 검은 옷차림 추모<br/>자살시도 경험 털어놓으며 호소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오르며 폭염이 기승을 부린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 사직로 4∼5개 차로 500m를 검은옷 차림의 인파가 가득 채웠다.
교육권 보장과 공교육 정상화를 요구하며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은 내리쬐는 땡볕과 아스팔트가 뿜어내는 열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교육현장의 교권 침해 실태를 고발하고 대책을 요구했다.
교사들이 교권확립 대책을 촉구하며 주말에 단체로 거리로 나선 건 지난 22일에이어 2주째다.특정 교원노조나 단체가 아닌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집회를 마련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를 정도로 더위가 심했지만 이들은 교내에서 목숨을 끊은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A씨를 추모하는 의미로 검은옷을 입고 모였다.
이들은 연단에 올라 교권을 침해당한 사례를 공유하며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과 교사의 교육권 보장,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등을 촉구했다.
광주광역시에서 21년째 초등교사로 재직 중이라는 한 교사는 지난해 아동학대로신고를 당한 뒤 자살 시도를 했던 경험을 털어놨다.그는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외치는 교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주최 측은 비수도권 교사 1천900명이 버스 45대를 대절해 상경했다고 밝혔다.
대절 버스는 경기 3대, 강원 2대, 경남 7대, 경북 6대, 전남 8대, 전북 4대, 충남 9대, 충북 6대다.
전남 무안에서 왔다는 초등학교 교사 김모(31)씨는 “서이초 사건은 그 선생님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모두의 문제다.이렇게 교권이 추락한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생각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 정신과 상담을 받는 교사가 정말 많다.나 역시 악성 민원을 정말많이 받았고 학생과 학부모 때문에 울기도 했다”며 “교육부와 교육청이 교사를 보호할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