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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온열질환 비상… 경북서 이틀새 6명 숨졌다

황성호 기자 · 피현진 기자
등록일 2023-07-30 19:48 게재일 2023-07-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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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작업 노인들 잇따라 사망<br/>응급의료 신고 접수 14건 달해 <br/>전국은 환자 255명·11명 희생<br/>증상땐 시원한 곳 이동 휴식을
폭염의 기세가 거세지면서 열대야로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간까지 30℃에 가까운 더위가 계속되자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장마 이후 대구경북지역에서 연일 폭염이 지속되면서 야외에서 작업을 하던 노인들이 숨지는 등 폭염 피해가 이어지자 지자체들도 예방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낮 최고기온이 29일 경산 38도, 경주 36.5도에 이어 30일에도 오후 3시 기준 상주 34.2도, 안동 33.3도, 대구 34.8도, 경주 35.2도, 의성 34.7도, 영주 33.4도 등 폭염이 지속되자 경북에서는 29, 30일 이틀간 온열질환으로 6명이 숨지고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사망자가 속출하고있다.


숨진 사람들은 대부분 고령층이어서 야외작업 중지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30일 경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발효된 이날 오후 2시 9분쯤 예천군 감천면 관현리에서 80대 남성이 풀밭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미 사망한 상태로 체온이 높았다고 소방 관계자는 전했다. 소방 당국은 의료진의 의료 지도에 따라 소생술을 하지 않고 이 남성을 경찰에 인계했다.


같은 시간대인 오후 2시 8분쯤 문경시 마성면 외어리에서도 90대 남성이 밭일을 하러 갔다가 길가에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그는 오전 8시쯤 밭에 나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마찬가지로 체온이 높은 상태였다.


또 오후 2시 5분쯤 봉화군 봉화읍 문단리에서는 90대 여성이 의식을 잃고 밭에서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조대가 확인한 체온은 41.5도로 나타났다. 이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경북에서는 전날에도 밭일 도중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70∼90대 어르신 4명이 목숨을 잃었다.


29일 오후 9시 58분쯤 경산시 자인면 한 밭에서 70대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인은 온열질환으로 분류됐다.


이날 오후 5시 8분쯤엔 문경시 영순면에서도 밭일을 하던 80대 여성이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이보다 앞선 오후 4시 7분쯤 김천시 농소면 과수원에서는 80대 여성이 폭염에 목숨을 잃었다.


오후 1시 28분쯤엔 상주시 이안면에서 참깨밭에서 수확하던 90대 노인이 의식을잃고 쓰러져 사망했다.


오후 2시 25분과 오후 2시 49분께 청도와 경주에서도 각각 80대와 90대 여성이 밭에서 쓰러져 사망했으나,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지난 29, 30일 경북 지역에는 이들을 포함해 총 14건의 온열질환 응급의료 신고가 접수됐다.


전국적으로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온열질환자가 255명으로, 주말 동안 11명이 숨졌다.


질병관리청은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온열질환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할 것을 권했다.


이처럼 폭염사망자가 잇따르자 경북도와 22개 시·군 폭염 담당과장은 30일 폭염 피해 대비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폭염 취약 계층 인명피해 예방책을 논의했다.


경주시는 ‘2023 폭염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여름철 폭염으로부터 시민을 안전하게 보호를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경주시는 오는 9월 30일까지 3개반 14개 부서로 구성된 ‘경주시 폭염대응 T/F팀’을 구성해 폭염상황에 대한 응급상황을 신속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황성호·피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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