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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해 쇠제비갈매기 떠났다

이시라 기자
등록일 2023-06-18 19:54 게재일 2023-06-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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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해변 터 잡고 새끼 키웠지만<br/>환경훼손으로 지난해 자취 감춰

매년 봄과 여름 포항을 찾던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쇠제비갈매기가 환경훼손으로 인해 서식지를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쇠제비갈매기는 지난 수년간 포항에서는 북구 흥해읍 일대 바닷가에 터를 잡고 새끼를 키웠다. 쇠제비갈매기는 전국 바닷가 자갈밭이나 강가 모래밭에서 서식하는 여름새로, 지난해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됐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정한 멸종위기등급 관심대상 동물이기도 하다.


특히 포항에 쇠제비갈매기 서식 사실이 알려지면서 생태사진작가나 동물 애호가들은 알음알음으로 찾아와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곤 했다. 이에 포항시는 쇠제비갈매기 보호를 위해 안내판을 세우고 인력을 동원해 관리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서식지로 산악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서식지 환경을 악화시켰다. 수년 전 일부 사진 동호인은 사진을 찍으려는 욕심에 새끼가 둥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모래를 높이 쌓거나 새끼 다리를 묶는 등 괴롭힘을 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서식지 환경이 훼손되다가 보니 지난해에는 포항 흥해읍 해변에 쇠제비갈매기가 전혀 날아오지 않았다. 대신 인근 다른 해변에 터를 잡고 알을 낳아 키우는 모습이 관측됐다.


서식지 보호를 위해 지명을 밝히긴 어렵지만, 해당 해변은 수년 전부터 쇠제비갈매기 일부 개체가 살았고 드나드는 사람이 드물어 새끼를 키우기에 비교적 적합한 곳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쇠제비갈매기는 흥해읍 해변에 서식하지 않고 이 해변에 30마리가 머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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