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익스트림·물놀이터 등<br/>형태에만 치중, 안전성에 의문<br/>‘힐스테이트 포항’ 그네서 소음<br/> 안전사고 위험, 빠른조치 절실
신축 아파트에 설치된 어린이 놀이터의 안전 장치가 부실해 어린이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놀이터를 품고 있는 아파트를 뜻하는 이른바 ‘놀품아’가 다양한 형태로 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어린이놀이시설 기구들이 형태에만 치중하고, 기본적인 안전성과 사고 발생 가능성을 무시한채 설계돼 안전사고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10일 경산의 아파트단지 놀이터에서 그네벤치 기둥이 뽑힌채 넘어지는 바람에 옆에 있던 12살 어린이가 깔려 숨지는 안타까운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아파트 놀이터의 시설물 안전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포항’ 어린이 놀이터에 설치된 한 그네는 아이들이 타고 흔들거릴 때마다 ‘끼익’소리를 내며 지켜보는 사람들을 불안케 했다. 아이와 함께 처음 놀이터를 방문했다는 A씨(40·여)는 “새로 설치한 그네인데 이상한 소리가 나서 그만 타라고 했다”며 “유아용 그네도 함께 있는데 이대로 계속 이용해도 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여름철이 되면서 입주민들이 선호하는 공간으로 꼽힌 물놀이터도 안전 대상에서 피할 수 없게 됐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미끄럼틀, 물폭탄 등 놀이시설이 설치돼 있는 물놀이터는 시설점검 뿐만 아니라 수질 검사, 안전교육 이수자 배치 등의 사항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입주자 B씨(46)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많아 좋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최근 사고 소식을 접하고 나니 걱정이 좀 된다”며 “안전 점검에 좀 더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이 시설 내 표지판 등에 안내된 이용방법 및 규칙을 잘 따르며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곳 놀이터에는 시설 이용의 주의사항을 담은 안내 문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제12조에 따르면 어린이 놀이시설의 설치자는 ‘어린이 놀이시설의 시설기준 및 기술기준’에 맞게 어린이 놀이시설을 설치하고, 관리주체에게 인도하기 전에 설치검사를 받아야 한다. 관리주체는 설치자로부터 놀이시설 인수시 설치검사 합격 여부를 확인한다.
어린이 놀이시설의 유지를 담당하는 관리주체는 어린이놀이시설에 대해 2년에 1회 이상 정기시설검사 및 안전교육을 받아야하고, 월 1회 자체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안전점검 결과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경우 안전진단을 신청한다.
포항시 관계자는 “새로 설치한 것이라 윤활유의 문제가 아닌가 추정된다. 아파트 관리자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현장 관계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한편 포항시는 시민 생활 밀착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을 강화키로 했다.
어린이 이용시설과 체육시설, 다중이용시설, 공동주택 시설물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시설이 대상이다. 점검 결과 발견된 위험 요소는 즉각적으로 보수, 철거, 보완, 안내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