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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온 피해 ‘직격탄’ 경산 포도농가, 희망은…

민향심 시민기자
등록일 2023-06-13 19:31 게재일 2023-06-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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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인머스켓 등 알맹이 평년비 20~30%  <br/>‘일조량 부족’ 지속땐 낙과 피해 우려도<br/> 피해농민들 “관계기관 대책마련 필요” 
경산의 샤인머스켓 농장.
경산시 남천면의 샤인머스켓과 머루포도는 품질이 우수해 생과는 물론, 와인을 비롯한 여러 가지 가공식품으로도 만들어진다. 올해 포도농가에 비상등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남천면 현장을 찾았다.

과일 작황이 좋지 않다는 건 미리 알고 있었지만 현장은 훨씬 더 심각했다. 비가림이나 노지에서 재배하는 샤인머스켓과 머루포도 모두 남아있는 알맹이가 평년 대비 20~30%에 불과했다.

포도밭에는 농민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열매를 떨어뜨린 포도나무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밭 한쪽에 망연자실 앉아있는 샤인머스켓 재배 농민을 만날 수 있었다. 표정이 심각했다. 작황에 대해 물었다.

“보다시피 올해 농사는 포기 상태죠. 지난해에 비해 정상적인 송이가 20%밖에 안 됩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는데, 개화기와 생육기 기상 문제가 가장 크지요. 포도 재배지역은 낮에는 따뜻하고 일조량이 풍부하며, 밤에는 온도가 내려가야 하는데…”

인터뷰에 응한 농민은 “샤인머스켓, 머루포도 할 것 없이 너무 피해가 커요, 일 년 농사를 망쳤으니 생계가 막막합니다”라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갑작스럽게 닥친 재난의 원인은 무얼까? 농민의 말대로 낮에는 한여름처럼 더웠다가 아침저녁으론 급속도로 차가워지는 기상 상황이 가장 큰 문제일 것 같았다. 물론 이런 현상이 처음은 아니다. 그렇기에 농민들은 기상 변화에 강한 포도 품종을 선택하거나, 적절한 관리와 재배 기술로 온도 변화에 대비하거나, 포도밭 보호를 위해 보온시설과 토양 관리를 신중하게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산 지역도 하우스 재배 농가는 일정한 온도 유지로 이번 재난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한숨을 쉬던 농민은 이런 말을 덧붙였다. “만약 이번 달에도 일조량이 부족하면 남은 포도까지 낙과가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기상변화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지도가 필요했다는 아쉬움이 남네요. 농민들의 잘못이 아닌 자연재해가 분명하니 관계 기관에서도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합니다.”

이런 사례는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주고 있는 게 아닐까? 기후변화는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과일을 포함한 다양한 식물과 동물의 생태적 상호작용에 영향을 주고, 생산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적절한 조치와 농업 기술의 개발로 피해를 줄이는 동시에 근본적인 대책 수립과 환경보호를 위한 생활 속 실천이 필요한 시기다.

남아있는 20~30%의 포도라도 제대로 자라 농민들의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민향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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