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국제크루즈 유치 시범사업 첫 출항식… 개항이후 최대규모<br/>포항서 출발 7일간 日·대만 관광… 市 혈세 지원에 뒷돈 유치 지적도
포항 영일만항에 개항이후 최대 규모의 크루즈가 떴다.
경북도는 지난 5일 이달희 경제부지사와 포항시 기관단체장, 관광객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 영일만항에서 국제크루즈 유치 시범사업의 첫 출항식을 개최했다.
그동안 영일만항에는 주로 5천200t에서 5만t급이 입항했지만 내년 8월 영일만항 국제여객터미널 기능 확장 준공을 앞두고, 대형 국제크루즈선(코스타세레나호, 11만4천500t)이 출항, 영일만 크루즈관광의 가능성을 열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이번 시범운항을 통해 크루즈 운항의 모항지나 기항지로서 영일만항의 가능성을 점검하고 운항 상 문제점을 분석할 계획이다.
크루즈 관광 일정은 5일 영일만항을 출발해 11일까지 일본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대만 기륭을 7일간 다녀오는 코스다. 특히, 이번 탑승객은 전국에서 3천여 명이 모집됐으며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죽도시장 투어, 숙박, 교통 등을 연계한 관광 상품을 구성, 지역 상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탈리아 선적의 코스타세레나호는 길이 290m, 너비 36m의 11만4천t급(총 14층) 크루즈선으로 1천100명의 승무원과 3천780명의 승객이 탑승 가능하며 1천500개 객실, 대극장, 4개 레스토랑, 13개 라운지바와 크고 작은 4개 수영장과 스파, 피트니스센터, 카지노, 면세점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다. 또 대극장 공연, 영화 상영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바다 위의 리조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포항시는 이번 국제크루즈선 유치를 위해 크루즈 관광을 주관하는 A여행사에 4억5천만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3천24명의 크루즈 탑승객 한 명당 14만8천원 상당의 예산이 포항서 탑승하는데 따라 지원된 셈이다.
당초 출항지와 기항지 모두 부산항이었으나 포항시가 출발지를 포항영일만항으로 바꾸는 조건으로 주관여행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이다.
포항시는 “국제크루즈 유치시범사업이란 명목으로 관광객을 지역에 유치하면서 소비를 늘리고 도시 이미지 제고와 홍보 효과 등 다양한 파급 효과를 고려한 지원”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뒷돈을 주고 크루즈선을 유치한 것이나 마찬가지란 지적이다.
포항시는 지난 2019년에도 포항서 출항,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는 크루즈선에 대해서도 이와 비슷한 예산을 지원한 전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크루선을 띄울때 마다 시민혈세를 퍼붓는 꼴이 되고 있다.
시민 A씨(55·포항시 북구 장성동)는 “취지는 이해 하지만 타지역서 출항계획이었던 크루즈선을 인센티브를 주고 억지로 포항서 출항하도록 하는 보여주기식 유치 활동을 그만해야 한다”며 “그 돈으로 제대로된 국제여객시설을 갖추는게 우선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경북도와 포항시는 “국제크루즈 관광 분야에서 항만 여건 부족으로 부산, 인천, 강원 등 타 지역에 비해 후발주자였다. 하지만 국제여객터미널이 준공되면 대형 크루즈 선박의 입항이 가능하게 돼 크루즈 관광의 새로운 메카로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훈·이시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