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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이진복 녹취록’ 논란 일파만파

박형남 기자
등록일 2023-05-02 20:22 게재일 2023-05-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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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옹호하면 공천권”<br/>대통령실 총선개입 문제 번져<br/>이 수석 “그런 얘기 한 적 없어”<br/>태 최고 “과장 섞여” 즉각 부인

태영호 녹취록이 논란이 되고 있다.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이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에게 ‘총선 공천을 거론하며 한일관계 옹호 발언을 요청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태 최고위원과 이 수석은 즉각 부인했지만 ‘대통령실 공천 개입’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 여파로 제주 4·3사건 관련 발언으로 윤리위원회 징계 심사를 받고 있는 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MBC 보도에 따르면 태 최고위원은 녹취에서 “민주당이 한·일관계 가지고 대통령 공격하는 거 최고위에서 한마디 말하는 사람이 없냐”, “(태 최고위원이) 공천 문제 때문에 신경 쓴다고 하는데 최고위원 있는 기간 마이크 쥐었을 때 (발언 잘하면) 공천 문제 신경 쓸 필요도 없다”는 이 수석 말을 전했다. 이 수석이 공천을 빌미로 윤 대통령 대일 정책을 옹호하라고 압박했다는 뉘앙스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이 같은 녹취록에 대해 이 수석은 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 문제는 당에서 하는 것이지 여기서 하는 게 아니다. 그런 얘기를 전혀 나눈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수석은 국회를 찾아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를 예방한 후에도 기자들에게 “개입을 한 게 없다”며 “(태 의원실 관계자) 자기들끼리 한 이야기고, 내 입으로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재차 부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태 의원이 직접 전화가 와 ‘본의 아니게 이렇게 돼서 죄송하다’고 했다”며 “어제 두 번 정도 통화를 했다. (첫 통화에서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두번째는 하도 언론 관심이 많으니 전화를 많이 받아 괴로울텐데 괜찮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태 최고위원도 입장문을 통해 “이 수석은 본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 문제나 공천 문제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정책 중심 의정활동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과장 섞인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용산 공천개입 논란으로 번질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다만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비판적 목소리가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1인 사당으로 전락할 때부터 불법 공천개입 가능성에 대해 누누이 경고해왔다”며 “오늘 사건이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대통령실의 불법 공천개입이 아닌지, 공직선거법 제9조 2항에 따라 검찰과 경찰은 신속·공정하게 수사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야권은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총선 공천에 분명한 개입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의혹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현직 당 대표를 징계하고 유력 당권 주자를 쳐낸 것도 국민의힘 자체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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