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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놓치지 않게 냉정함 지키려 합니다”

구경모기자
등록일 2023-04-05 20:34 게재일 2023-04-0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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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이웃   -                                                해도119안전센터<br/>  지난해 도내 구급출동 ‘최다’… 구급차 보강 등 ‘만반의 대비’<br/>“신고 남발로 신속구조 상황 챙기지 못하기도 해 안타까워”
포항남부소방서 해도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 / 포항남부소방서 제공

‘119안전센터’는 화재와 구조·구급 업무를 담당하는 작은 소방서로 재난 발생 시 ‘골든타임’ 내 소방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읍과 동 단위로 설치돼 있다.

재난·화재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우리 사회의 숨은 영웅인 포항시 남구 해도 119안전센터 직원들을 최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해도 119안전센터는 경북에서 가장 많은 구급출동이 발생하는 곳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2021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지역에서 발생한 구급 출동건수 1만6천433건 중 약 29%(4천778건)에 달하는 출동이 이곳에서 이뤄졌다.

센터가 이처럼 많은 출동건수를 기록하는 이유는 소방출동은 관할구역에 구애 받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인구가 다수 거주하고 있는 죽도시장과 해도동 인근에 있는 해도 센터의 직원들은 자연스레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수밖에 없다.

해도 센터에 구급수요가 많자 포항남부소방서는 2021년 6월 해도 센터에 구급차를 한 대 더 보강했고, 구급출동건수도 전년도 3천433건에서 4천778건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센터에서 만난 구급대원 정윤열(33) 소방사는 “신고가 접수돼서 출동했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면 구조와는 상관없는 일을 맞닥뜨리는 것도 부지기수다”며 “심폐소생술로 심정지 환자를 살린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데, 이런 뿌듯함으로 하루하루를 견디는 거 같다”고 말했다.

구급대원들이 출동하는 현장은 각양각색이다.

‘아파트 단지 복도 내에서 사골을 끓이고 있다’는 신고부터 ‘방문이 잠겨 있어 열어달라’는 신고까지 안전센터 직원들은 불철주야 주민들의 신고를 받으면 현장으로 달려간다.

정 소방사는 “119신고가 남발되면 정말 구조활동이 필요한 분들이 서비스를 못 받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안타깝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사고현장 최전선에서 뛰는 만큼 안전센터 직원들은 다른 사람들은 살면서 한두 번 보기도 어려운 참혹한 장면들을 마주하는 게 일상이다.

현장이 얼마나 참혹하건 구급대원들은 구급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냉정한 판단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

그 때문에 현장에 나가는 구급대원들은 모두 응급구조사 1급 자격증을 소지하거나 병원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이다.

응급구조사로 경력을 쌓은 후 임용된 구급대원 임재형(30) 소방사는 “참혹한 현장을 자주 보긴 하지만 구급대원으로서 판단력을 잃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현장에서 최대한 냉정함을 유지하려고 한다”며 “내가 어떻게 처치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명운이 달라질 수 있고, 현장에서 최초로 응급환자를 보고 처치하다 보니 책임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안전센터 직원들은 항상 촌각을 다투는 현장에서 시민들의 구급서비스를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해도 안전센터 3팀장 황재원(53) 소방위는 “일분일초가 급한 위급 상황에서 일대의 불법 주정차들로 인해 구조활동이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타인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으니 구조활동 시 주민분들의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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