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주최 에기평에 자료 배포 요구했지만 “출력 못했다” 답변만 <br/>주민들 “사과조차 않은 채 설명회마저 형식적” 거센 반발로 무산
포항 지열발전부지 안전관리사업 관련 주민설명회가 참석 주민들의 반발에 파행으로 치달았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하 에기평)은 29일 오후 2시 포항테크노파크 본부동에서 ‘포항 지열발전부지 안전관리사업 관련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지진 모니터링 시스템 설치·운영 현황, 지진안전종합센터 구축 방향 및 추진계획 등을 설명하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특히 촉발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지열발전소 부지에 설치된 심부지진계 3개 중 2개의 작동이 중지된 상태라, 이에 대한 향후 계획 등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행사는 시작도 하기 전에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고성이 오갔고 결국 개최도 하지 못한 채 끝이 났다.
주민들은 에기평의 성의 없는 태도를 문제 삼았다. 설명회를 개최하는 당사자가 설명자료를 배포하지 않자 이를 두고 “주민들을 무시한다”고 비판한 것.
앞서 개최됐던 설명회에서도 에기평의 자료 배포가 이뤄지지 않았던 점이 도마에 올랐었고, 이에 자료 배포를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이날 같은 문제가 반복되자 참여 시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 더구나 자료 배포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에기평 관계자가 “미처 출력을 못했다”고 답변하자 참석 주민 몇몇은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결국 모두가 자리를 뜨며 설명회는 무산됐다.
이날 자리했던 포항시의회 김은주 의원은 “지난번 설명회에서도 자료 배포가 이뤄지지 않아 개인적으로 메일을 보내 협의했으나 똑같은 일이 또 반복됐다”며 “참석자에 대한 자료 배포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포항11·15촉발지진범시민대책위원회 소속 위원들을 비롯한 주민들도 한 마디씩 거들었다. 이들은 “지진에 큰 책임이 있는 에기평은 사과조차 하지 않았고 설명회도 그냥 형식적으로만 하고 있다”, “고장 난 심부지진계 처리 방안도 교체나 수리가 불가하다 했다가 다시 가능하다 하는 등 말을 계속 바꾼다”, “무엇을 숨기고 싶어서 계속 자료 공유를 거부하나”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에기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업무 담당자가 전부 교체돼 제대로 소통이 안 된 것 같다”며 “산업통상자원부에 자료 배포에 대한 부분을 두고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