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이웃 경북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br/>상담심리학 등 전문가 7명<br/>도박중독 예방·치유 도와<br/>3개월여 치료 기간 이후에<br/>1∼2년 정도의 추적관리도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우리 사회는 이전보다 경제적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구성원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다. 과거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모든 국민이 힘을 합쳐 이웃을 살펴주고 배려하는 정서가 번번이 한몫을 감당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맡은 바의 소임을 묵묵히 다하는 이들은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드는 산소 같은 존재다. 우리 지역 곳곳에서 이웃을 위해 온기를 나누는 이들을 발굴해 오늘부터 ‘고마운 이웃’ 코너에 담는다. /편집자 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사행산업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경북은 성인 도박중독 유병률이 6.3%로, 전국 평균(5.3%)보다 높다.
지난 2020년 3월 포항시 북구 양덕동에 개소된 ‘경북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이하 센터)는 이 같은 문제를 집중적으로, 전문적으로 다루는 시설이다. 센터는 상담심리학, 사회복지사 등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 7명이 내방객의 도박중독 예방과 치유, 회복을 돕고 있다.
도박의 시작은 사소한 재미와 호기심에서 시작되지만, 그 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면서 재정적으로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채무에 시달리고,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가 멀어지기도 하는 등 여러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다양한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성인과는 별도로, 청소년의 경우 도박중독이 학교폭력 및 2차 범죄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등 심각성이 크다.
‘도박중독’은 개인이 혼자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전문가와 이웃들의 도움이 필요한 질병이다. 센터는 정확한 도박중독평가와 심리검사, 상담을 통해 인생의 이 시점에서 왜 도박문제가 생겼는지에 대한 원인과 그로 인한 갈등 등을 파악한다.
또 개인이 처한 환경에 따라 개인 상담, 집단상담, 재정이나 법률에 대한 정보들의 다양한 형태의 치유과정을 지원한다.
가족이 도박중독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상담 및 교육, 도박중독 대상자의 채무에 대해 가족이 대신 갚아주는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가족 대상 상담과 교육도 진행한다.
치료 기간은 약 3개월 정도. 이후에는 1∼2년 정도 추적관리를 하며 도박문제 관리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해 센터는 380회에 이르는 예방 교육을 했으며, 3만5천102명이 과정에 참석했다. 집단상담은 97회 진행했으며 243명의 참여자가 도움을 받았다.
센터는 거리가 멀거나 몸이 불편해 방문이 어려운 이에게는 화상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유튜브를 통해 실제 도박의 위험성과 지금은 도박의 늪에 빠져나와 새로운 삶을 사는 사례자의 인터뷰를 게재하며 치료받기를 망설이는 자들에게 용기의 메시지를 전해 주기도 했다.
도박중독 회복자인 40대 남성은 “도박은 저 혼자만 괴롭히는 게 아니라 가족까지 괴롭히는 악마 같은 존재지만, 도박을 끊어 보기 위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그 다짐은 하루만 지나면 온데간데없어졌다”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센터를 방문했고 상담을 하면서 마음의 병이 치유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의사의 진료를 받고 치료하며 자신의 몸을 관리하듯이, 센터는 도박중독도 질병이라는 인식으로 일상생활을 꾸준하게 관리해 마침내 회복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류수정 경북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장은 “도박중독 예방과 치유, 회복을 위해 준비된 전문가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줬으면 한다. 센터는 지역민과 함께 도박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