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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비전은 없이 ‘尹心’ 타령만…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3-03-05 19:50 게재일 2023-03-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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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앞 다가온 국민의힘 全大<br/>나경원 중도낙마에 안철수는 경고장… 김기현은 친윤계 전폭 지지<br/>尹心 기대거나 반대서 존재감 부각…“당권주자 안보이고 尹만 보여”
국민의힘 안철수(사진 오른쪽) 당 대표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언론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YPT 청년정책 콘테스트에서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사진 오른쪽) 당 대표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언론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YPT 청년정책 콘테스트에서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여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승리 이후 집권 여당이 돼 치르는 첫 전당대회인 만큼 국민의힘으로선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수행을 뒷받침하고 내년 총선 승리를 향한 계기가 돼야 하는 행사다. 그런데도 당 안팎에서는 ‘정책·비전’이 실종된 전당대회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대통령실 당무 개입 논란이 일었고,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둘러싼 갈등만 불거졌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 간의 대진표가 완성되기 전부터 윤심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친윤을 자처했던 나경원 전 의원은 당권 도전을 저울질했으나, 결국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되고 말았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의 본의가 아닐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으나 당내 친윤 그룹·대통령실과 극심한 갈등을 빚은 끝에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론조사 1위를 달렸던 나 전 의원은 그렇게 중도 낙마했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대선 때 후보 단일화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낸 이력을 거론하며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를 내세웠지만 대통령실로부터 “대통령을 전대에 끌어들이지 말라”는 제지를 받아야 했다. 또 윤핵관 저격을 계기로 대통령실로부터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는 경고장까지 받았다. 천하람 후보는 윤핵관 퇴출을 내세우며 주류 세력과 각을 세우고 있다.

반면, 친윤계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김기현 후보는 윤심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김 후보는 윤 대통령 및 대통령실과 관계를 ‘밀당하는(밀고 당기는) 부부 사이’로 규정해 당정 일체를 이루는 당 대표론을 내세우며 지지율을 선두까지 끌어올렸다. 일부 대통령실 행정관들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에서 안 후보에 대한 비방 및 김기현 후보 지지가 이뤄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민주주의에서 일어나리라고는 거의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말 대통령을 욕되게 하는 길이다. 대통령을 모시는 분이 그렇게 해서야 되겠나”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일련의 과정으로 인해 이번 전당대회는 윤심 전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부 여당으로서 정책 비전 제시는 실종됐다. 오히려 당권주자들이 윤심에 기대거나 반대편에 서서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전략에 치중하면서 당권 주자는 안보이고 윤 대통령만 보일 뿐이었다. 이는 집권 여당 대표에게 주어지는 정치적 무게감을 스스로 덜어내는 결과를 초래했다.

당권 주자들 입장은 엇갈린다. 김 후보 측은 “집권 초 여당 대표 선거에선 당연히 대통령실과 동기화되는 부분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대통령과 친하다는 게 아니라, 대통령이 추구하는 정책 방향과 노선, 소통 능력이 당 대표 자질의 중요 포인트”라고 말했다.

반면, 안 후보 측은 “안 후보는 정책 발표회를 세 번 했지만, 기득권과 공권력이 특정 후보를 ‘간택’해서 혼연일체가 돼 치르는 선거였다”며 “의원들도 내년 총선 공천 때문에 다른 정치적 신념과 양심적인 목소리를 단 한 명도 이야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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