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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키 크는 봄이 왔어요

등록일 2023-03-01 18:26 게재일 2023-03-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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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택포항 행복한의원장
나선택 포항 행복한의원장

봄이다. 겨우내 땅 속에 잠들어 있던 생명들이 기지개를 켜고 성장을 시작하는 봄이다. 사람의 인생을 놓고 보면 아기 때부터 사춘기까지의 삶이라 할 수 있다.

의학에서 보는 성장은 신체가 양적으로 증가해가는 과정을 말한다. 정확하게는 측정 가능한 키, 몸무게, 장기의 무게 등이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유전이다. 엄마 아빠의 키 유전자를 따르는 것이므로 우리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환경 요인 또한 중요한데, 영양 상태와 질병 유무, 사회 경제적 요인, 계절(키는 봄에 많이 크고 몸무게는 겨울에 증가한다), 심리적 요인 등이 중요하다. 성장을 집 짓는 것에 비유한다면, 벽돌 시멘트 같은 건축 재료(단백질, 칼슘 등의 영양소)와 이것을 사용해서 집을 짓는 기술자들(호르몬, 연골세포, 골아세포 등), 기술자들에게 지급할 돈(에너지)이 있어야 하고, 공사를 방해하는 요소(각종 질병)가 없어야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다.

몸이 아무리 자라고 싶어도 재료가 공급되지 않고 재료를 활용할 수단과 에너지가 없다면 자랄 수가 없다. 병이 있어서 제대로 못 먹고 흡수를 못 하고 병을 치료하는데 에너지를 다 소모하면 제대로 자랄 수가 없다.

아이들에게 많이 있는 아토피 천식 건선 등의 질환은 치료약으로 스테로이드를 많이 쓴다. 과도한 스테로이드의 사용은 뼈 생성활동을 저해하고 뼈 기질 생산을 감소시켜서 어린이에게는 성장지연을 일으키고, 성인에게는 골다공증을 생기게 한다. 스테로이드를 사용해야 하는 질병에 걸린 아이들은 반드시 한방 치료를 병행해서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줄이고, 결국에는 양약을 끊는 쪽으로 가야 정상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스테로이드 성분의 사용 없이 아이의 체질과 약점을 파악하고 체질에 맞는 적절한 처방을 사용하여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쪽으로 치료를 한다.

한방소아과 학회지의 ‘한약투여가 소아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에서 성장치료가 아니라 질병의 치료를 위해 내원한 187명의 환아를 조사했다. 이 환아들은 한약 투여로 호흡기, 소화기, 비뇨기, 피부 등의 질환을 치료했는데, 전체 대상자들이 400일의 진료 기간 동안 평균적으로 4.04의 신장 백분위 상승을 보였다.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자기보다 큰 아이들 4명을 추월했다는 뜻이다. 키 크는 한약을 쓴 것이 아니라 각종 질병과 전반적인 건강관리를 위한 한약 투여가 성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인체는 매우 복잡하고 최대 성장기가 사람마다 다르다. 호르몬들의 작용 또한 매우 복잡하고 섬세하게 조절된다. 이를 무시하고 성장호르몬만 투여하는 것은 자칫 건강에 큰 해를 끼칠 수도 있다. 성장호르몬은 뇌 속에서 분비된다. 사춘기 이전에는 주로 자는 동안 분비되고, 사춘기 때는 깨어 있는 동안에도 나온다. 자칫 위험 할 수 있는 성장호르몬의 투여 보다는 아이의 몸과 정신이 건강하도록 도와주고, 밤늦게까지 깨어 있지 않도록 지도해 주는 것이 아이를 위해서는 더 좋은 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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