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물갈이 희생양 될라”… ‘尹心바라기’ 된 TK의원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3-01-24 19:44 게재일 2023-01-25 1면
스크랩버튼
국힘 전당대회에 ‘쏠리는 눈’<br/>“대통령과 힘 합칠 당대표 필요”<br/>‘나경원 비판’ 초선의원 서명에 <br/> 親유승민계 의원들까지 가세<br/>‘친윤 주자’ 김기현에도 눈도장 <br/> 차기 ‘공천권 경쟁’ 서막 올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관심이 매우 높았다.”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이 설 명절 민심을 전하던 중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TK지역 정가에서는 오는 3월 8일 예정인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역 출신 후보가 없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차기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역민들 못지 않게 지역의원들은 더더욱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TK지역 공천 향배는 물론 자신의 공천 여부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TK의원들의 공천경쟁 서막이 오른 셈이다.


TK의원들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관련, 통합에 방점을 뒀다. 지역 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슈가 크다보니 여당답게 화합해서 윤석열 대통령과 힘을 합칠 수 있는 당 지도부가 선출되어야 한다”며 윤 대통령과의 호흡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지역의원들이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실렸다고 평가받는 김기현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윤 대통령을 비롯해 친윤계와 마찰을 빚은 나경원 전 의원을 비판하는 초선의원 서명서에 지역 초선의원 14명 중 13명이 이름을 올렸다. 김용판(대구 달서병) 의원이 대구시당위원장이라는 이유로 명단에 빠졌을 뿐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병욱(포항남·울릉)·강대식(대구 동을) 의원들까지 명단에 포함됐다. 윤심이 실린 김기현 의원의 행사에 지역의원들이 대거 참여한 점도 이를 방증한다.


TK의원들의 이 같은 행보는 차기 공천을 의식한 행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TK지역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전히 높아 윤심을 신경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역의원들이 자신을 친윤계라고 자처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윤심과 차기 지도부와 친분을 통해 차기 공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심이 실린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경우 공천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도 깔려 있다.


지역 의원들이 최고위원 출마를 주저하는 것도 윤심을 확인하지 않은 채 출마할 경우 공천학살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낮은 인지도 및 당선 가능성 등을 고려해 볼때 출마하더라도 체면만 구길 수 있는 상황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천 시즌 때마다 혁신을 명분으로 TK물갈이가 대대적으로 시도됐던 만큼, 윤심 눈 밖에 벗어나는 등 정치적 행보에 상처를 입을 경우 공천 배제는 물론 제2의 나경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짙은 분위기다.


이같은 TK의원들의 행보에 ‘윤 대통령 눈치보기’, ‘윤 대통령 호위무사’라는 비판과 함께 TK정치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의원들도 이 같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도 TK정치권의 현주소라고 말한다. 지역의 한 의원은 “TK의원들이 전투력이 떨어진다는 말을 최근에도 들은 적이 있다”면서도 “공천 때마다 공천관리위원회 등에서 TK지역 물갈이를 쉽게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도권은 본인의 경쟁력으로 공천을 받을 수 있지만 TK지역은 그럴 수 없어, TK의원들은 ‘척’을 지면 안되는 상황”이라며 “지역의원들의 이같은 행보는 공천과 관련 있다고 봐야 한다. 결과적으로 내년 공천을 위한 서막이 올랐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정치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