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前대통령 구미 생가서<br/> 출마표 등 지역당심 호소작전 <br/> 권성동·나경원·윤상현·안철수<br/> 신년교례회 찾아 지역인연 부각<br/>‘당원투표 100%’ 전대 룰 변경에 <br/> 10만 책임당원 지지세 확보 총력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의 대구·경북지역 당심 공략이 점입가경이다.
당권주자들이 서로 자신을 ‘TK 적자’로 내세우며 연고를 강조하고 ‘박정희 향수’를 자극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는 3월 8일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핵심 변수로 이른바 ‘윤심’과 ‘당심’이 꼽히면서 차기 당권 주자들이 당심 구애를 위해 서로 대구·경북지 연고를 언급하며 ‘적자’임을 내세우는 적극적인 공세까지 펼치고 있다.
일부 당권주자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공식적인 당권도전을 선언하거나 참배하며 지역의 ‘박정희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지역 당심 확보에 행보를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조경태 의원은 4일 경북 구미당사를 방문해 당원들과의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참배하며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5일에는 윤상현 의원이 구미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선언 출정식을 갖기로 하는 등 박통 향수가 강한 지역 당심을 자극하는 행보에 돌입한다.
오는 14일에는 김기현 의원도 박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당대표 출마와 관련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확인되는 등 박 전 대통령 생가가 당권주자들의 필수 방문지로 부상하고 있다.
여당 당권주자들은 지난 2일 일제히 국민의힘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지역 연고를 강조하며 당심에 구애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내가 원조 TK인 이유는 우리 조상이 540년 전에 안동에서 강릉으로 이주했기 때문이며 이만하면 원조 TK를 자부해도 될 것 같다”면서 “처가가 구미 선산인 것까지 포함하면 TK 아니냐”고 반문하며 지역 연고를 내세웠다.
같은 날 나경원 전 의원은 “권성동 의원이 원조 TK를 강조하던데 제가 왜 대구·경북 당원 동지 여러분과 늘 생각이 같을까 생각해봤더니 제가 모태 TK더라”라며 “어머니가 저를 가지셨을 때 아버지가 대구비행장에서 근무했다”고 이른바 ‘모태 TK’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시켰다.
차기 총선 승리에서 수도권 표심이 중요하다고 각을 세우고 있는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어머니 고향이 경북 의성이라 강재섭 전 대표로부터 대구·경북 출마를 제의받았지만, 수도권을 고집했다”면서 “그래도 어머니의 고향이 보수의 심장인 TK임에 항상 자부심을 느낀다”고 당심에 호소했다.
안철수 의원은 “2020년 2월29일 대구에 의사가 정말 부족하니까 한 사람이라도 와달라는 문자를 받고 대구 동산병원에 왔던 일이 생각이 났다”며 “제 수술복이 흠뻑 젖도록 열심히 대구시민과 함께 노력한 결과 코로나 1차 대란을 물리칠 수 있었다”고 코로나 1차 대유행시기 때 지역과의 인연을 부각시켰다.
이같이 여당 당권주자들이 지역 연고를 내세우는데는 전당대회가 당원투표 100%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원이 전체 78만여 명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책임당원 32만9천여 명 중 대구·경북지역만 10만여 명으로 거의 3분의 1에 달한다.
특히 대구·경북지역 책임당원들의 충성도가 강해 투표율 또한 높다. 지역 책임당원들은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절반 가까이 참여하는 충성도를 자랑해 다른지역의 20∼30%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심지어 이준석 전 대표가 당선될 당시에도 대구·경북지역에서 1위를 차지한 후 전국적으로 지지세를 확산시키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된 바 있다.
아울러 그동안 지역에서 수위를 달린 주자가 항상 당대표에 당선돼 왔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경험치가 당권주자들의 머리 속에 각인돼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보수성향이 강한 대구·경북지역 국민의힘 당원들이 어느 지역보다 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이른바 될사람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사실을 당권주자들이 인식하고 공략에 나서면서 때아닌 지역 적자 논쟁을 벌였다”며 “지역 출신 당대표 후보가 없는 탓도 있지만 이같은 현상이 당원들에게 얼마나 먹혀 들어갈 지 관심사”라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