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물량 3만6천가구<br/>공급 과잉 넘어 ‘공급 홍수’ 반응<br/>저가 급매물 가격 3~4년 회귀<br/>최소 3~4년 침체기에 빠질 듯
대구·경북지역 올해 부동산시장은 심각하다 못해 암울한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 등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대구·경북지역 부동산 시장은 매매시장의 ‘거래절벽’, 분양시장의 ‘미분양 무덤’, 정부지원 정책의 ‘백약이 무효’ 등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전망은 우선 올해 지역 내 아파트 입주물량은 모두 3만6천여가구나 쏟아지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공급 과잉을 넘어 공급 홍수에 가깝다는 반응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부동산 가격은 미분양이 11년9개월만에 1만1천여가구를 넘어서는 등 미분양 무덤 가속화에 따라 올 하반기까지 하락세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대구·경북지역 부동산 시장에 등장하는 저가 급매물의 실거래가격은 이미 3∼4년 전으로 돌아가 있는 상황이 이를 반증하고도 남는다.
그동안 정부는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앞으로 양도소득세 면제나 분양권 전매 허용 등 대부분의 규제를 풀 것으로 예상하지만, ‘백약이 무효’인 상태다.
양도세 면제와 분양권 전매를 허용하더라도 늘어나는 금융비용을 부담하기에는 여전히 손사례를 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현재 부동산시장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쉽게 걷히지 않는 것에는 금융부분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부동산 정보 서비스 업체 직방이 2일 발표한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에도 이 같은 상황이 그대로 담겨 있다.
직방이 지난달 12∼26일까지 3천89명에 대해 ‘올해 집값 상승 여부’를 묻는 질문에 무려 77.7%가 거주지역의 주택 매매가가 하락할 것으로 응답해 10명 가운데 거의 8명이 올해도 주택 매매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응답했다.
이에 반해 상승할 것으로 응답한 이들은 10.2%였고 보합은 12.1%에 불과했다.
심지어 집값 하락의 이유로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담(58.2%)’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경기 침체 지속(19.5%), 현재 가격 수준이 높다는 인식(16.4%) 등의 순이다.
이에 따라 올해 전세가격도 응답자 10명 중 7명꼴(69.5%)로 하락세로 전망했고 보합은 17.4%, 상승 13.1%에 그쳤다.
전세가격 하락 전망 이유도 ‘전세 대출 이자 부담으로 인한 전세 수요 감소’가 48.7%로 가장 많아 매매와 전세 모두 금융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시장의 급랭 원인이 금융에 있는 만큼 금리 인하 등의 특단의 조치가 없이는 부동산 경기는 최소한 3∼4년 이상 침체기에 빠질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소장은 “코로나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에게 긴급자금을 투입했듯이 부동산 시장에도 정치적 배려를 통해 금융의 핏줄이 돌도록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