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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당심 반영률 90%로” 비윤 “민심과 멀어지는 길”

김영태기자
등록일 2022-12-11 19:58 게재일 2022-12-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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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심 확대’ 전대 룰 추진 파열음<br/> 김기현·조경태 “당원 의사 중요”<br/> 유승민 “3류 코미디 같은 이야기”<br/> 안철수 “7 대 3 안 바뀐 이유 있어”<br/> 윤상현도 “9 대1, 모양상 안 좋아”

당심을 잡기 위한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정기국회가 끝나고 예산안이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커지고 내년 3월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주류인 친윤계에서 당원 투표 비율을 최대 90%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됨에 따라 당심 확보를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 중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권성동 의원은 전국을 돌며 당원 연수에 참석해 눈도장 찍기에 주력하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지난 10일 보수의 텃밭인 대구를 찾아 당원 연수에 참석한 것은 물론이고 지난달에는 부산 연제구와 울산 남구, 경북 상주·문경 등을 찾아 당심 확보에 주력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7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부산 지역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이번 전당대회 출마는 지금까지 제가 옳은 선택을 했는가를 당원들에게 물어보는 일”이라며 “오는 2024년 총선은 우리가 사활을 걸고 이겨야 하는 전쟁터가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또 “유능하고 전국 선거 지휘 경험이 많은 사람이 아니면 총선이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당대표로 총선 승리를 이끌어 윤석열 정부의 개혁 골든 타임을 확보하고 부산의 발전도 단디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윤상현 의원과 조경태 의원도 전국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며 당원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다.

잠재적 당권주자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은 최근 대구 중구·남구 당원협회의를 찾아 특강을 했고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려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경기 용인·부천·화성시, 경남 통영·고성에서 당원들과 만났다.

당권주자들이 주말을 반납하며 당심 잡기에 주력하는 데는 당내 주력인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원 투표 비율을 최대 90%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국민의힘은 지난 2004년부터 당원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해 당대표를 선출해왔고 가장 최근인 지난해 6월 전당대회에서도 이 같은 룰이 적용됐다.

당시 이준석 후보는 당원투표에서 37.4%를 얻어 유력 경쟁자인 나경원 후보(40.9%)에게 3.5% 포인트 밀렸으나, 여론조사에서는 나 후보(28.8%)보다 두 배 이상 많은 58.8%를 얻어 당대표에 올랐다.

친윤계는 현행 규정을 9대 1로 개정해 당심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럴 경우 친윤계 주자들은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고 당원들도 자신의 목소리가 더 반영되기 때문에 당원 투표 비중을 확대 반영해야 한다는 쪽으로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

친윤계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최근 “당대표는 당 정체성과 노선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추진할 사람을 뽑는 것으로 당원 의사가 절대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경태 의원도 “이번 전당대회는 반드시 100% 당원 경선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1반 반장을 뽑는데 4반 애들이 와서 이리저리 소란을 피우면서 좌지우지하는 건 좀 아니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다”면서 “당원 비중이 굉장히 커진 점이 새롭게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을 듣고 있다”고 친윤계 주장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비윤계 주자들은 민심과 멀어지는 길이라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차기 당대표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유승민 한 명 이겨보겠다고 전대 룰을 바꾸겠다는 건 삼류 코미디 같은 이야기”라며 “전대 룰 변경은 민심에서 멀어지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안철수 의원도 최근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7대 3의 역사가 20년이다. 그동안 안 바뀐 이유가 있다”고 현행 룰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 언급했다.

윤상현 의원 역시 “9대 1로 바꾸는 것은 모양상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반대 뜻을 전했다.

전당대회 룰에 따라 주자들의 유불리가 바뀔 수 있는 만큼 당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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