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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 자세로 향토기업 이전 막아

강준혁 기자
등록일 2022-12-01 20:03 게재일 2022-12-0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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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포항시 남구청 조형준 주무관<br/>포항공장 설립 걸림돌 산지법<br/>해석 달리하기 위해 발로 뛰어<br/>“공무원이기 이전에 포항시민<br/>지역 살리기 위해 적극 노력”

포항의 한 향토 기업이 공장설립 문제로 경기도 이전을 고려했지만, 남구청 한 공무원의 도움으로 포항에서 계속 사업을 할 수 있게 돼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인 조형준 주무관은 해당 건을 담당하게 되면서 가장 먼저 한 사자성어를 떠올렸다. 바로 ‘역지사지(易地思之)’다. 현재 공무원 신분이 아닌 기업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봤다.

조 주무관은 “동양티엔에스의 공장설립 문제가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특히 공장설립을 가로막던 산지법 해석을 달리해 관련부서들과 협의한다면 새로운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의문에서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가 됐던 부분을 제대로 확인하고자 현장을 찾았다”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현장을 찾은 조 주무관은 산지법 해석을 달리하기 위해 산림청을 시작으로 관련부서들과 논의 등을 거쳐 방법을 찾으려 고군분투했다.

조 주무관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이, 해당 기업은 포항 공장 설립을 포기하고 경기도 오산쪽으로 이전 방향을 틀었다. 약 1년 6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공장설립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사이 약 10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조 주무관은 해결책을 찾아냈다.

기존에 문제가 됐던 산지법의 해석을 달리해 공장설립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희소식을 접한 기업은 그날로 경기도 오산 이전 계획을 백지화하고, 곧바로 포항 공장설립을 재추진했다.

그렇게까지 한 기업을 위해 노력한 이유를 묻자 조 주무관은 “공무원이기에 앞서 한 사람의 포항 시민이다. 최근 포항시가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을 유치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번 일이 계기가 돼 포항시 공무원이 기업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이미지를 얻고 확산되길 바랐다”고 담담하게 웃었다. 이어 조 주무관은 “천안시엔 허가팀이란 부서가 존재한다. 기업이 민원을 제기한다면 전 부서가 협력해 원스톱으로 해결책을 찾는 시스템이다”며 “포항시에도 비슷한 스마트 허가과가 생긴다면 기업들이 보다 쉽게 사업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질 것 같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포항에서 계속 사업을 할 수 있게 된 동양티엔에스는 빠른 시일 내 공장을 설립하고, 이후 대규모 채용을 통해 시의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도움을 준 조형준 주무관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강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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