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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머리 숙인 이상민 “국가가 무한책임… 국민께 사과”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2-11-01 19:27 게재일 2022-11-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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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행안위서 공식 입장 표명<br/>  논란 발언 관련 “취지 다르지만<br/>  유가족 슬픔 세심하게 못 살펴”<br/>  경찰청장·소방청장 일제 사과 <br/>“책임규명 위해 강도 높게 수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서울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사흘 만인 1일 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 대처가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가는 국민의 안전에 대해 무한책임이 있음에도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 장관은 “무엇보다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특히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고의 충격으로 이 시간에도 병상에서 치료와 고통을 받고 계신 분들의 빠른 회복과 쾌유를 기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아들과 딸을 둔 한 아버지로서 이번 사고가 너무 황망하고 안타깝다”며 “너무도 비현실적인 이 상황을 저로서도 받아들이기 어렵고 참담함을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장관은 ‘경찰·소방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등의 발언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이 장관은 “제가 최근 언론 브리핑 과정에서 드린 말씀으로 적지 않은 분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는 경찰의 사고원인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섣부른 추측이나 예단은 삼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드린 말씀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슬픔에 빠져 있는 국민의 마음을 미처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점 다시 한 번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삼아 더욱 사고수습과 사고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대형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혼신의 힘과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국민 여러분께 드린다”고 말했다.

현안보고에 참석한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는 “사고가 발생한 지난 10월 29일 오후 10시 15분 첫 신고가 들어온 후 30일 오전 0시 55분까지 119신고는 약 100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서울 소방본부에서는 오후 10시 29분 용산구조대가 최초로 현장에 도착했으며, 사고 현장에서 해밀턴호텔 앞 대로에 현장 응급의료소를 설치하는 등 현장 상황을 수습했다.

남 소방청장 직무대리는 당시 구조상황에 대해 “경사진 좁은 골목에서 많은 구조 대상자들이 층층이 얽혀 있어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구조 대상자들을 골목 양쪽으로 분리 이동시켜 구조하고 응급 처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며 “초기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으나, 구조 및 구급대원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현장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다.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했으나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경찰의 미흡한 대응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윤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입장표명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부상을 입은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 큰 충격을 받은 국민께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모든 부분에 대해 예외 없이 강도 높은 감찰과 수사를 신속하고 엄밀하게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사망자 156명, 부상자 151명으로 총 307명이다. 내국인은 130명이고, 수도권 거주자는 107명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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