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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독도는 우리나라다…태풍진로 예보방송은 딴 나라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2-09-13 13:55 게재일 20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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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한 기자경북부
김두한 기자경북부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우리나라를 완전히 빠져나가 동해로 진출했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 기상방송의 태풍진로에 대한 멘트다. 동해에도 우리나라 국민 1만 명이 살고 있다.

지난 2020년 9월 2일 제9호 태풍 마이삭 진로에 대해 각 방송국이 특집으로 방송했지만 정작 태풍이 내습한 3일 오전 7시께부터 각 방송국은 태풍이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고 다행히 우리나라를 빠졌나 갔다고 했다.

모 방송국은 오전 9시 전문가를 조치 태풍 마이삭에 대한 기상방송을 하면서 우리나라에 피해를 주지 않고 무사히 빠져나갔다며 장황하게 설명을 하며,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 마이삭이 울릉도를 강타, 울릉도 개척 이래 최대 피해를 줬다. 지금까지 태풍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상상할 수 없는 대형 태풍이 울릉도를 덮쳤다.

독도여객선은 물론 수십 척의 어선 등 선박이 침몰, 파손됐고 도로가 대형파도에 사라지고, 100년 파도 주기를 보고 설계된 울릉(사동)항과, 남양항 방파제가 힘없이 무너졌다. 

파도를 막아 주는 60t급 TTP가 도로 터널 안에 옮겨지는 등 그냐 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태풍 대부분은 울릉도를 거쳐 간다.

대한해협을 통과할 때 울릉도는 태풍의 진로다. 기압의 배치가 그렇게 진로를 만든다. 뿐만아니라 태풍이 서해로 진출해도 중국의 대륙성 기압이 강해 한반도 중허리에서 꺾어져 울릉도로 향한다.

그런데 기상방송은 대한해협을 통할 때는 포항을 지나면, 서해에서 꺾어질 때는 강원도를 지나면 우리나라를 벗어난다고 방송한다. 하지만, 태풍의 속도가 느리면 3~5시간, 빠르면 1~2시간이면 울릉도에 도달한다.

그런데 태풍이 우리나라를 빠져나갔다고 하니 울릉도 주민들은 울분을 토한다. 이번 태풍 힌남노가 울릉도를 순식간에 지나가면서 피해가 적었지만, 만약 포항시처럼 피해를 줬다면 울릉도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을 것이다.

기상청 3일 태풍 진로 그래픽은 5일 03시 초강력 서귀포 남남서쪽 약 570km 부근 해상, 15시 매우강 서귀포 남남서쪽 약 330km 부근해상, 6일 03시 매우강 서귀포 동쪽 30km, 6일 15시 강 부산 북동쪽 340km, 7일 03시 강 일본 삿포로 서쪽 480km 해상표시가 끝이다.

제주도는 실시간 표시하면서 울릉도는 동·서쪽으로 어느 방향 몇km 지점을 통과한다는 고지 자체 아예 없다. 울릉주민은 일본 삿포로 주민보다 못하다는 뜻인가?

4일 예보는 황당하게도 6일 21시 태풍 강 울릉도 북북동쪽 440km해상이라고 표시했다. 이날 같은 예보는 6일 09시 부산 북북서쪽 약 20km부근해상까지 표시하고 울릉도에서 440km지난 지점을 표시했다.

울릉도 표시는 하나 마나다. 이에 대해 본지가 지적하자 4일 오후 늦게 6일 15시 태풍 강 울릉도 북북동쪽 약 50km 부근해상이라고 표시했다.

태풍이 내습한 6일 아침 방송은 더 가관이다. 오전 8시 15분 모 방송국 여자 앵커는 태풍 ’힌남노’가 우리나라를 벗어났다' 또 18분 남자 앵커는 "그나마 큰 피해 없이 빠져나가 다행"이라고 했다.

또 오전 9시 3분 기상전문가 등과 대담형식의 뉴스를 진행하면서 “우리나라에 언제 완전하게 벗어납니까?” 라고 진행자가 묻자 전문가라는 B씨는 “우리나라를 벗어나기는 했죠”라고 말했다

뒷말은 울릉도가 태풍 위험에 있다는 것이 아니라 태풍이 지나가도 뒷 따라오는 너울성 파도를 조심해야한다는 설명이었다.

이날 오전 9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위치는 울릉도 남남서 120km 해상부근을 표시했고 기상방송도 같은 시각 태풍의 중심기압이 포항 동쪽 50km 지점을 지나고 있다고 했다

울릉도에 도착하려면 몇 시간이 지나야 한다. 그나마 다행히 KBS1 TV재난방송은 울릉도 현장을 연결하고 울릉군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울릉도 상황을 상세하게 알렸다.

울릉도·독도는 우리나라다. 제발 태풍 진로에 대해 울릉도·독도도 우리나라에 포함해주기를 울릉도·독도 주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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