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안철수 선공, 권성동·권영세·원희룡 등 후보군도 꿈틀…이준석 리스크 변수
국민의힘이 정진석 비대위체제로 새로 출범하면서 당권주자들이 일제히 전당대회 준비에 나서고 있다. 그간 당 대표의 당권정지에 이어 출범한‘주호영 비대위’가 법원에 의해 제동에 걸리면서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당권 경쟁이 추석을 지나자 본격적으로 불붙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원내에서는 일찌감치 당권 도전 의사를 드러낸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일단 선제공세를 펴고있는 형세다. 두 의원은 21대 하반기 국회 개원과 함께 공부 모임과 토론회를 잇달아 열고 행사 때마다 의원 수십 명을 모으며 세를 과시하는 등 당권 경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대규모 모임 주최는 당분간 지양하고, 정기 국회와 국정 감사에 집중하는 한편 소규모 강연회나 당내 스킨십 강화 등으로 전대 레이스에 임할 방침이다. 자칫‘세몰이’로 비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때문이다.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일단 비대위원장으로서 당 수습과 정상화를 하는 임무를 맡았지만, 당권 도전 가능성은 아직 살아 있다. 정 비대위원장은 지난 9일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한 질문에“당권 도전여부를 거론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모르죠, 뭐. 내가 비대위원장을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잘 해내내면 당원들이 또 제대로 전대에 출마하라는 요구가 있을지도…”라고 답해 출마에 여운을 남겼기 때문이다.
당 내홍의 책임을 지고 5개월 만에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원조 윤핵관’권성동 원내대표도 잠시 휴식 기간을 거쳐 차기 전대에 출마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원내대표 사퇴 선언 기자회견에서 향후 거취와 관련, “당분간 좀 쉬면서 당과 나라를 위해 정치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건지 천천히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법원 가처분으로 직무가 정지됐던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의 경우는 친윤 그룹 일각에서 원내대표 합의 추대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잠재적인 당권주자로도 이름이 올라있다. 이밖에 원외인 나경원 전 의원과 현재 내각 소속인 권영세 통일부 장관 및 원희룡 국토부 장관 등의 당권 도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단 비대위가 공식적으로 출범한 이후 전당대회를 언제 개최하느냐에 대한 논의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 비대위원장은 차기 전대 시점과 관련, “당의 전력을 정기국회에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될 것”이라면서 “정기국회 내에, 올해 안에 전대를 치른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조금 힘들지 않을까. 조금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라며 주호영 전임 비대위원장이 꺼냈던 ‘내년 1월말·2월초 개최론’에 무게를 뒀다.
비대위 및 신임 원내대표 등 당내 의견을 두루두루 수렴해 결정한다는 입장이어서 미리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김기현 의원은 전대를 빨리할수록 좋다며 연내 개최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구체적 시기를 점찍기보다는 국정감사와 정기국회를 제대로 잘 치르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권성동·권영세·원희룡 등 잠재적 후보군도 현재 입지상 전대를 굳이 서둘러 개최하자고 주장할 이유가 없다.
차기 전당대회를 치르는 데 있어 최대 변수는‘이준석 리스크’다. 이준석 전 대표가 낸 ‘정진석 비대위’ 및 ‘당헌 개정 전국위’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이 오는 14일 법원 심문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줘‘주호영 비대위’ 때와 같은 사태가 반복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당은 대혼란에 빠지고‘비대위 시즌3’가 아닌 조기 전대로 가닥을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 전대 시기가 내년으로 정해질 경우 2023년 1월 초 당원권 정지 징계가 풀리는 이 전 대표가 전대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어 이 역시 적지않은 변수가 될 수 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