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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사진 찍고 건강한 여생 보내시길”

전준혁기자
등록일 2022-04-20 18:39 게재일 2022-04-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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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재능봉사단을 찾아가다 (5) 포항제철소 사진봉사단<br/>사진에 재능 있는 직원들 뭉쳐<br/>총 850여 명에 추억·기쁨 선물<br/>“부모님 대하듯 정성 다합니다”
포항제철소 사진봉사단이 ‘찾아가는 장수사진’ 행사를 통해 어르신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사진봉사단 제공
‘남는 건 사진뿐’.

아무리 잊지 못할 추억일지라도 세월을 이길 수는 없다. 그래서인지 촬영 당시 모습을 변함없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사진’은 점차 흐릿해져 가는 추억을 다시 소환해주는 매개체로서 그 무엇도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사진 한 장으로 추억을 고스란히 선물할 때 느껴지는 아련함 역시 이들 포항제철소 사진봉사단이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장수사진 촬영문화를 선도하는 사진봉사단의 강성태 단장으로부터 재능 봉사의 참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봉사단에 대해 소개해달라.


△포항제철소 내 사진촬영에 관심과 재능이 있거나 카메라를 많이 다뤄본 직원들이 사진 촬영기법을 함께 배우고 터득, 어르신들의 장수사진 촬영과 시민들의 스냅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지난 2019년 7월 창단 이후 54명의 인원이 월 1회 추억과 기쁨을 선물하는 사진촬영 봉사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 주로 어르신들의 장수 사진을 많이 촬영한다고 들었다.


△창단 이후 장수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해, 현재 총 19차 ‘찾아가는 장수사진’을 진행했다. 환호공원, 해도, 송도, 인덕, 오천, 구룡포, 송라면 등지의 어르신 850여 분들께 장수사진 액자를 만들어 선물로 드렸다. 장수사진이란 장례식을 치를 때 고인의 위패와 함께 쓰이는 ‘영정사진’을 의미하는 것으로, 살아계실 때 어르신들의 밝고 환한 모습을 사진 액자에 담아 집안의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고 자주 보게 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져 건강하게 오래 살게 된다는 믿음과 속설로 인해 ‘장수사진’이라 칭하고 있다.


- 어르신들을 자주 만나며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운다고.


△장수사진 촬영 시 어르신들의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표정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어르신들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치 아들, 딸이나 손주처럼 재롱을 부리거나 부모님을 대하듯 정성을 다하다 보니 경로효친사상이 몸에 배는 것 같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은.


△재작년 오천의 한 요양원에 계시던 한 할머니를 어렵게 찍어 드렸었는데 1주일 만에 갑자기 돌아가셔서 유족들도 고인의 영정사진이 없어서 걱정하던 것을 사진관에 연락해 최우선 작업으로 액자를 만들어 드렸다. 유족들과 요양원 원장께서 너무나 고마워하셔서 작은 역할이나마 다행스러워 뿌듯함을 느꼈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던 찾아가는 장수사진 촬영을 재개할 계획이다. 또한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한 스페이스 워크 주변의 계절별 경관 사진 촬영을 위한 3∼4회의 야외출사 계획도 세우고 있다. 좋은 일이나 추억을 떠올리면 입가에 미소가 피어나듯이, 어르신들이 장수사진을 통해 건강한 여생을 보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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