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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 오미크론

등록일 2022-03-28 18:32 게재일 2022-03-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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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샤이 오미크론은 코로나19 증상이 있거나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양성 진단을 받았음에도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나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지 않으려는 환자군을 일컫는다.

정치권에서 자신이 보수성향이지만 보수임을 인정하지 않는 유권자를 가리켜 ‘샤이 보수’라고 부르던 데서 비롯된 신조어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25일간 잇따라 20만명 이상 코로나 확진환자가 발생한 것도 샤이 오미크론 때문이란 분석이다. 샤이 오미크론 현상이 만연하게 된 데는 코로나 방역수칙에 따르기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속사정이 얽혀 있다. 예를 들어 자영업자가 자가진단키트에서 양성판정이 나올 경우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몸살, 기침,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어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아야하지만 PCR 검사를 외면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하게된다. 대체근무자를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7일간의 짧은 기간 동안 교육 과정 없이 능숙하게 매장을 운영할 사람을 구하는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또한 인력을 구한다 해도 인건비 등 소요비용이 자영업자에게 적잖은 부담이다. 일 평균 1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자영업자가 대체 인력을 사용해 7일간 매장을 운영하면 최저임금·8시간 기준 51만여원의 인건비를 줘야 한다. 한 주 동안 벌어들인 매출의 대부분을 인건비로 지출해야 한다. 이러니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어도 PCR 검사를 꺼리게 된다.

샤이 오미크론은 정부가 코로나에 걸린 국민의 삶을 제대로 보살펴주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정부가 국민 개개인에게 ‘내가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되어도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구나’라는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샤이 오미크론이 사라져야 코로나 확산도 막을 수 있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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