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들의 TV토론에서 어느 후보가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을까. 대선 후보들의 TV토론에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여야 후보간 박빙승부가 예상됨에 따라 대선후보에 대한 최종 판단이 TV토론에서 갈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31일 예정됐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양자 TV토론은 법원이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는 바람에 무산됐고, 같은 날 TV방송 없이 양자토론이 벌어지게 됐다.
민주주의 직접선거 역사상 최초의 TV토론은 1960년 미국의 케네디(민주)와 닉슨(공화당)간에 벌어졌다. 당시 선거 분위기로는 유명세나 실력면에서 차기대통령은 닉슨이 따논 당상으로 보였다. 하지만 TV토론 한판으로 승부가 뒤집혔다. 케네디의 상쾌한 말투, 쾌활한 미소와 표정에 여성 표심이 확 쏠렸고, 닉슨은 침울하고 창백하고 딱딱해보였다.
그러나 요즘 선거에서 이처럼 일방적으로 당할 후보는 없다. 유권자들도 TV토론 내용만 보지 않는다. 대통령 선거의 경우에는 보수와 진보 진영간 다툼으로 규정되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더 잘했다는 진영논리가 작용한다. 그래서 토론을 누가 더 잘했다는 여론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더 많다.
지난 2012년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간 TV토론이 대표적인 사례다. 박근혜 후보가 터무니없는 동문서답의 답변을 했는데도 선거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토론기술이나 능력측면에서 보면 이재명 후보가 앞설 것이 분명하다. 이 후보는 TV토론을 위해 수많은 스파링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였던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를 줌으로 연결해 ‘공정하다는 착각’에 대해 논쟁했고, 삼성경제연구소를 방문해 학자들과 토론을 주도했으며, 경총을 방문해 10대그룹 CEO들과 경제현안에 대해 토론했다. 관훈클럽, 한국지역언론인클럽, 신문방송편집인협회, 방송기자토론, 삼프로TV 등에 나와 막힘없는 토론실력을 보여줬다.
이에 비해 윤석열 후보는 삼프로TV에 나와 몇몇 경제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그래선지 윤 후보는 TV토론을 피했다. 그랬던 윤 후보가 올들어 TV토론에 대해 적극 임하겠다는 태세다. 어차피 이재명 후보와는 대통령 자리를 건 한판승부를 피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으리라.
사실 TV토론에서 누가 더 잘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논리에는 이겼지만 태도가 나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풍부한 지식보다 신사적으로 발언하고, 상식에 부합하는 발언이 중요하다. 특히 이번 비호감대선에서 거짓과 진실의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평가에 유의해야 한다.
즉, 누가 더 진실을 말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다. 따라서 임기응변으로 진실성이 떨어지거나, 논리의 변경, 과거 발언과의 일치성 여부가 작용하는 도덕성 같은 것들이 함께 작용하는 TV토론은 윤 후보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 다가오는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거짓과 진실의 경계가 어디쯤일지 다같이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