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간 수출금지조치에 촉각<br/>국내 수입 비중 20% 차지 2위<br/>철강업계 직접적 영향 적지만<br/>中 등 확보 경쟁, 가격 뛸 수도
세계 최대 동력 석탄 수출국이자 국내 석탄 수입 비중 국가 2위(2021년 기준 20%)를 차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한 달 동안 석탄 수출을 제한하면서 철강 업계를 비롯한 관련 산업 전반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석탄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철강업계는 일단 인니산 석탄 수입 비중이 미미해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으나, 상황이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불안 요인은 인니가 중국의 최대 석탄 수입국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호주와의 무역분쟁을 계기로 인니산 석탄 비중을 늘려왔는데, 이번 수출 제한으로 석탄 수급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중국을 필두로 국가별 석탄 확보 경쟁이 심화되며 인니산 뿐만 아니라 호주산이나 러시아산의 석탄 가격이 덩달아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중국의 요소수 수출제한으로 국내에서 대란이 발생한 이력이 있어 국내 철강업계는 이번 인니 석탄수출 중단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수출 제한이 일회성으로 끝날 것인지 장기화할 것인지에 달렸다고 볼 수 있으며,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일단 한 달로 예정된 수출 제한 조치로는 별다른 타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는 지난 5일 ‘인도네시아 석탄 수출금지 조치가 대구경북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는데, 이 자료는 인니 석탄 수출금지 조치가 지역에 미치는 단기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로 인니산 석탄이 주로 발전용인 반면 대구경북지역의 석탄 수요는 대부분 철강 생산용이며, 호주산(물량비중 57.6%) 및 러시아산(29.1%)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대경본부는 원자재 공급 부족 요인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원자재 가격급등이 미치는 장기적이고 간접적인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2021년에도 전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의 석탄발전 확대로 석탄 가격이 급등하는 이른바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 사태가 나타난 바가 있다는 것.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는 “공급 부족을 우려한 중국, 인도, 일본 등이 경쟁적으로 나설 경우 석탄 가격 급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철강 가격 상승, 자동차부품·기계 등 철강 수요 산업 원가 부담 확대의 연쇄효과를 불러와 업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철강업계도 비슷한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당장 석탄 수급이나 철강 생산에 영향을 미치거나 하는 부분은 없다”면서도 “다만 철광석과 더불어 석탄이 철강 생산의 가장 중요한 원료라 가격과 같은 부분에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니 석탄 수출금지와 관련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자원 수급관리TF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박기영 에너지차관은 “관련 기관은 인니 석탄 수출 금지 조치에 따른 국내 영향의 세밀한 분석과 상황별 철저한 대응책 마련을 당부한다”면서 “국가 간 석탄확보 경쟁과열 및 가격상승, 중국·인도 전력수급 영향 등에 대한 상황 점검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