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위원장 전격 발표 쇄신안에<br/> 받기도, 안 받기도 쉽잖은 상황<br/>‘金 배제’ 강수 둘지 긴장 최고조<br/> 당내서도 서로 다른 관측 분분
폭풍전야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개편을 두고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호(號)는 ‘김종인호로 개편이냐 독자 노선이냐’의 기로에 섰다. 이 와중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4일 “(개편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오늘 중으로 윤 후보가 (선대위 개편안을) 거의 결정할 것”이라며 윤 후보의 결단을 압박했다. 정작 윤 후보는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은 채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윤 후보는 이날 공개일정을 자제한 채 당사에서 출근하지 않고 서울시내 모처에서 측근 인사들과 선대위 쇄신 관련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전날 자신을 제외한 선대위‘6본부장’ 사퇴 등 선대위 전면 쇄신 카드를 꺼내들면서 윤 후보의 장고가 길어지고 있는 상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윤 후보가 김 위원장이 발표한 쇄신안을 받기도, 받지 않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이날 오전 당사가 아닌 개인 광화문 사무실에 출근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오늘 중에 아마 윤 후보가 거의 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괄상황본부 일원화 체제로 간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마 그렇게 갈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다만 윤 후보와 직접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는 “어제 이미 다 했는데 더 할 게 없다”고 일축했다. 오후 들어선 “아직은 최종 결심은 안 한 모양이니까 기다려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답답한 사람은 나보다 후보일 것”이라고 했다.
현재 윤 후보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두가지다. 김 위원장이 제시한 선대위 전면 개편을 받을지, 아니면 김 위원장까지 배제하고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중심으로 선대위를 구성할지 여부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을 포함한 선대위 재구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전날 윤 후보와 상의 없이 선대위 지도부 전면 사퇴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을 것을 두고 후보 패싱 논란이 일어나는 등 윤석열-김종인 간의 갈등성이 불거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남 선대위 상임특보는 김 위원장의 선대위 쇄신안에 대해 “미리 상의 없이 김 위원장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일단 사퇴시키는 방향으로 공개적으로 발표했다”며 “쿠데타”라고 했다.
나아가 김 위원장이 윤 후보에 대해 ‘선대위 주문한 대로 연기해달라’고 공개석상에서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일련의 과정으로 인해 윤 후보 주변에서는 김 위원장과 같이 갈 수 없다며 결별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두 사람이 여전히 서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갈등이 최종 봉합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의 측근인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은 김종인 배제설에 대해 “위원장이 선대위 개편한다고 해놓고 물러난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선대위 조직 방향에 대해선 출범부터 윤 후보와 김 위원장 사이에 차이가 있었는데 순서의 차이”라며 “김 위원장은 과거 선거를 해봤기 때문에 의원들이 중앙 선대위에 많이 속해 있으면 후보가 시간을 빼앗기니 지방에서 현장을 뛰라고 주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하는 사람이 많고 지휘하는 사람이 적은 게 좋은 조직이라고 본다. 실무형으로 개편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윤 후보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