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외고·예술고 등 18명 진학<br/>몽골 현지서 사막화 방지 숲 조성<br/>창업 동아리 활동 수익금 기부 등<br/>다양한 창업·생태교육 성과 거둬
그린스마트 미래학교가 한국판 뉴딜 대표과제로 선정된 가운데, 교육계에서는 ‘미래 교육’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미래교육의 성공을 위한 시범학교가 첫걸음을 내디딘 지금 미래 교육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학교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학교는 바로 ‘행복학교, 생태학교’를 교육이념으로 하는 영천 산자연중학교이다.
영천시 화북면에 위치한 대안학교인 산자연중은 최근 중학교 3학년 재학생이 치른 2022학년도 고등학교 입학 전형에서 과학고 2명, 외국어고 1명, 예술고(안양예고, 포항예고) 2명, 특성화고(양업고, 경북 소프트웨어고, 경북 자연과학고) 3명, 후기 일반고(서울, 경기 등) 8명 등 모두 18명의 학생을 배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같은 성과는 산자연중학교가 개교한 이래 ‘녹색생태 교육과정’과 ‘진로창업 교육과정’ 등의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발해 운영해 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중 ‘녹색생태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생태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정이다.
주요 교육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몽골 사막화 현장을 직접 찾아 사막화 방지와 생명·사랑·나눔의 숲을 조성하는 ‘해외이동수업’, 기후 위기와 종의 다양성을 공부하는 ‘산지여정’, 그리고 학생들이 탄소중립 교실을 목표로 지난 2016년부터 학급에서 직접 가꾸는 ‘학급 생태 정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재학생들은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해 그곳을 직접 찾아 숲 조성을 위한 나무 1천900그루를 심었다. 또 2020년에는 나무 보내기 성금 모금 행사를 펼쳐 올해까지 1천240만원을 몽골에 보냈다. 이 성금으로는 620그루의 나무가 몽골에 심어졌다.
또 학생들은 생태 체험 인증제를 통해 졸업할 때까지 반드시 백두대간 수목원, 국립생태원, 종복원 기술원 등을 견학해야 한다. 무엇보다 학생들은 마을 주민과 함께하는 생태교육 프로그램인 친환경봉사활동을 통해 작은 지구인 마을과 하천 가꾸기에 앞장서고 있다. 그 결과 2020년도에는 마을 하천인 오산천에 10년 전에 사라진 수달이 돌아오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산자연중은 4차 산업 인재 양성을 위해 ‘진로창업 교육과정’도 실시하고 있다.
산자연중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청소년 창업 교육 프로그램인 ‘비즈쿨(Business+School)’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청소년 비즈쿨 전국 회장교를 맡고 있는 ‘산자연중 비즈쿨’의 가장 큰 특징은 전교생이 창업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하는 것이다.
또 산자연중은 약초효소컴퍼니, 생태다육정원, 노작마켓, 코봇닷컴, DIY 목공예 공작소, 노작 마켓 등 5개의 창업 동아리 팀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 동아리 학생들은 직접 제품을 만들고, 또 온라인 비즈쿨 마켓을 통해 제품을 판매까지 한다. 현재 5개 창업 동아리의 누적 판매 수익금 1천650만원에 달한다. 학생들은 해당 수익금을 몽골 사막화 방지 숲 조성을 위한 기금으로 흔쾌히 사용했다.
전민영 산자연중 교무부장은 “학생들이 모두 자신이 희망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던 것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육활동에 충실히 따라줬기 때문”이라며 “학교에서는 1학년 때부터 학생들의 진로 로드맵을 짜 개별화 진로 교육을 하고 있고, 때에 따라 학생과 학년에 맞게 교육과정을 유연성 있게 바꾸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영동 교장 신부도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대안학교에 대해 좋지 못한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있다”며 “이번에 우리 학교 학생들이 부단한 노력을 통해 학교 교육만으로 사회에 만연해 있는 대안학교에 대한 고정을 깼다”라고 밝혔다. 이어 “본교는 기숙사 학교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사교육을 받을 엄두도 못 내며, 그래서 오로지 학교 교육활동에 집중한 것이 이번에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