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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전환 교육과 환경 지혜 교육 (下)

등록일 2021-12-15 20:15 게재일 2021-12-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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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감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감

가히 폭발적이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온 국가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코로나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 하지만 인간은 K-방역, 백신 등을 내세우며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곧 이길 수 있다고 기고만장(氣高萬丈)이다. 그런 인간에게 코로나는 변종 바이러스로 응수 중이다. 변종에는 정답이 아닌 해답이 필요하지만, 인간은 오로지 정답 찾기에 바쁘다.

코로나는 지금까지 살아 온 인간의 삶의 방식이 오답(誤答)이라고 계속해서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인정(認定)을 모르는 인간은 그 신호를 해석할 마음을 잃었다. 마음을 잃는다는 것은 곧 인정(人情)을 잃는 것과 같다. 마음이 없으면, 봐도 본 것이 아니고, 들어도 들은 것이 아니다. 이것이 우리 사회에서 진실과 진리가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다.

필자는 사람이 만든 말 중에 가장 이기적인 말이 극복(克服)이라고 생각한다. 극복(克服)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악조건이나 고생 따위를 이겨냄. 적을 이기어 물리침”이라고 나온다. ‘코로나19 극복’이라는 문장에 쓰인 ‘극복’이라는 말 역시 이 뜻이다.

우리는 코로나 상황을 슬기롭게 넘어야 한다. 그런데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 없이 코로나를 무조건 물리쳐야 할 대상으로만 본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한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다. 그 결과는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상상 초월의 환경 재앙이다.

코로나를 극복(克服)보다는 극복(克復)의 자세로 대하면 어떨까! 코로나는 무분별한 개발주의가 부른 인재(人災)다. 그래서 해결 방법도 사람에게서 찾아야 한다. 사람이 바뀌면 코로나 양상도 바뀐다. 사람을 바꾸는 방법은 극복, 즉 극기복례(克己復禮)이다. 논어 안연편에는 극기복례라는 말과 함께 “爲仁由己 而由人乎哉(인을 행함은 자기를 말미암은 것이니 다른 사람에게 말미암겠는가!)”라는 글귀가 나온다. 여기에 세상 모든 문제를 풀 답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실천이다. 실천 없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다. 죽은 지식은 사람을, 사회를, 지구를 병들게 한다. 지식은 지혜의 근원이다. 지식을 지혜로 승화시키는 데에 필요한 것은 실천이다. 환경 지식 교육도 중요하지만, 지금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학생이 환경과 관련해서 배운 지식을 스스로 실천을 통해 환경 지혜로 승화하는 실천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생의 생각이다. 교육부나 정부가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학생의 동의 없이 일방적인 지시로 환경 교육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학생은 마음을 닫고, 교육 당국을 극복(克服)의 대상으로 생각할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되면 양심 없는 이 사회가 환경 미래 세대라고 추켜세우는 학생의 환경에 대한 마음을 영원히 못 열지도 모른다.

‘기후 위기 극복 및 탄소 중립 실천을 위한 학교 기후·환경 교육 지원방안’을 세울 때 학생에게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한 번만 물어보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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