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포항시내의 경우 각급 학교 앞이나 시민 눈에 잘 띄는 횡단도로변 곳곳에는 아직도 내년 지방선거 출마희망자들이 내건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포항시 각 구청에 따르면, 수능 일주일 전인 지난달 11일 이후부터 수능과 관련된 정치인들의 현수막 민원 접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대구에서도 지난달 수능을 전후해 정치인들의 응원 현수막이 주요 길목마다 걸려 시민들이 의아해했다.
현재는 거의 철거됐지만 당시에는 횡단보도 신호등과 가로수 사이사이에 지자체 단체장과 지방의원 출마 희망자들이 걸어둔 현수막들이 빼곡했다. 수능관련 현수막이 올해 갑자기 등장한 것은 내년 지방선거부터 투표권이 주어지는 만 18세 이상 고교생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다. 정치인들이 수능 응원을 핑계로 교묘히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포항시 남·북구와 각 읍·면·동에서는 자체 정비관이나 불법광고물 제거 인력을 임시로 채용해서 불법 현수막 철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철거 관계자들은 “현수막을 걸고도 직접 회수해간 정치인을 한 명도 보지 못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불법 현수막이 행정력과 재정 낭비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수능응원이나 명절 인사, 정책 홍보를 이유로 정치인이 내거는 현수막은 지자체 신고를 거치지 않는 한 모두 불법이다. 미신고 정치 현수막은 근본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사전선거운동인데다, 너도나도 무분별하게 게시하기 때문에 행인을 불편하게 하고 거리미관도 해친다.
현수막 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는 고발이 있어야 수사를 하는 게 수사기관의 관행이라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해를 할 수 없다. 정치인들의 불법선거운동은 경중을 가리지 않고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