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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기업의 비밀, 득심 경영

등록일 2021-12-06 19:09 게재일 2021-12-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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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일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장광일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12월이 되면 늘 찾아오는 단골집의 반가운 카카오 톡이 있다. 직접 잡은 싱싱하고 살이 꽉 찬 대게가 들어왔다는 연락이다. 그러면 우리 가족은 어김없이 그 집을 찾아가서 맛있는 대게를 먹고 오곤 하였다.

아마도 스스로 애주가나 미식가로 자부한다면, 믿고 갈만한 단골집 한 두 곳 쯤은 두었을 것이다.

단골이란 ‘일주일에 몇 번이나 간다’는 단순한 산술적 통계에서 나온 결론이 아니라 손님과 주인이 어우러져 같이 추억을 만들어나가는 동반 관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진정한 단골을 만들고 싶다면 그 곳을 찾는 손님 각각의 취향을 잘 알아야하고, 그 취향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그 손님의 마음을 얻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단골이 많기로 소문난 ‘호시료칸’의 장수 비법을 배워보고자 한다.

호시료칸은 한국인에 의해 설립된 건축 회사 ‘콩고구미’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기업이다. 일본 이시카와현에 위치해 있고, 718년에 세워진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여관이며, ‘천년 기업’을 이미 오래전 뛰어넘은 1300년된 일본 장수 기업이다.

호시료칸은 단골 손님이 많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호시료칸의 정신은 일기일회(一基一會)이다. 이는 “한 번 만날 때 이번 만남이 마지막이며 평생 단 한번의 만남이라고 여겨 온 힘을 쏟는다.”는 말이다.

이로 인해 고객의 마음을 얻는 ‘득심(得心) 경영’이 성공하였기에 지금의 장수 기업이 되었다고 필자는 본다.

이 기업의 ‘득심 경영’ 특징 세가지로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고객과 종업원을 1:1로 매칭(Matching)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추진하였다. 이는 고객에 대한 세심하고 섬세한 서비스를 할 수 있었다는 것, 둘째 고객이 최고의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온천수의 수질 관리와 식사에 만전을 기하여 항상 고객이 최고의 품질로 대접받는 느낌을 받도록 하였다는 것, 셋째 고객이 남들에게 말 못할 일이 있을 때, 이 곳에 와서 차 한잔, 술 한잔 마시며 가슴속 이야기를 털어 놓을 수 있는 곳이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고객 개인에게 ‘나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줄 것이다’라는 믿음을 전해 주었고, 이는 한번 온 고객은 다시 찾게 되는 단골이 되었을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무수한 별처럼 나타났다가 소리없이 사라지는 것은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존경받지 못하고, 고객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올해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의 평균 수명은 11년으로 생존율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즉 70%가 창업과 동시에 폐업한다는 의미이다. 100년 이상 장수 기업은 두산, 동화약품, 몽고 식품 단 3곳 뿐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이 시대에 제조업이든 서비스업이든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득심 경영’을 통해 존경받는 장수 기업으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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