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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이 남긴 아픔 털고 4년 만에 집으로

박동혁기자
등록일 2021-10-18 20:16 게재일 2021-10-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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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흥해 대피소 오늘 철거<br/>지진 발생 초기엔 수천명 이재민<br/>최근에는 한미맨션 주민만 생활<br/>수리불가 결정 나 자진 철거키로

포항지진 발생 이후 약 4년간 이재민으로 지낸 주민들이 체육관 생활을 마무리한다. 18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진 발생 이후 현재까지 흥해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임시대피소에서 생활을 이어온 주민들이 19일 오전 11시 임시대피소 생활을 마무리짓는다.

앞서 지난 2017년 11월 15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주거지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해 흥해실내체육관에 임시대피소가 마련됐다.

지진발생 초기 수천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이곳에 대피해 이재민 생활을 했다. 여진이 잦아들자 주민 상당수가 원 거주지로 돌아갔고 흥해읍 대성아파트를 비롯해 지진으로 ‘전파’ 판정을 받은 주민들이 LH와 부영 등이 제공하는 임대주택으로 떠난 뒤에는 한미장관맨션 주민들 만이 남아 생활을 이어왔다.

4개 동으로 구성된 한미장관맨션은 지진 이후 계속 논란거리였다.

‘전파’판정을 받아야 임대주택 거주 자격을 얻을 수 있는데 포항시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약간 수리가 필요한 정도’인 C등급을 매기면서 이주 대상에서 제외됐다.

주민들은 “안전등급 판정이 심하게 부서진 실태와 맞지 않는다”며 행정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포항시 손을 들어줬다.

소송으로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갈등이 커지자 포항시는 지난해 11월 소송과 별개로이주희망 조사와 현장조사를 거쳐 임시구호소에 머문 96가구 가운데 62가구에 이주 자격을 줬다.

나머지 34가구 주민은 이주 신청을 하지 않거나 현장조사에 응하지 않아 그대로 남기로 했다. 그런데도 일부 주민은 이주 신청을 하지 않거나 현장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서 현재까지 흥해실내체육관 임시구호소에 머물러왔다.

현재 흥해실내체육관에는 60가구, 154명이 등록돼 있다. 실제 물품이 있는 가구는 17가구, 식사를 하는 인원은 약 20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무총리실 소속 포항지진피해구제심의위원회가 지난달 24일 제19차 회의를 열어 흥해읍 한미장관맨션과 대신동 시민아파트를 수리 불가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한미장관맨션과 시민아파트 주민에게 감가상각 등을 고려해 아파트 교환가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임시구호소에 머물던 주민은 포항시와 협의를 거쳐 시설물을 자진 철거하기로 했다.

일부 주민은 주거안정심의위원회를 거쳐 임대주택에서 살고 일부 주민은 지원금을 받아 현재 사는 곳 인근에 주거지를 마련할 예정이다. 포항시와 주민은 한미장관맨션 재건축을 추진키로 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임시구호소에서 오랫동안 지낸 이재민이 새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는 만큼 포항이 지진 상처를 딛고 한층 더 도약하는 새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시는 19일 오전 11시 흥해실내체육관에서 포항지진 흥해 이재민대피소 철거행사를 갖는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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