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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입증된 수성사격장, 합리적 대안 나와야

등록일 2021-10-11 17:23 게재일 2021-10-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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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장 폐쇄까지 갈등이 증폭됐던 포항시 수성리 사격장에 대한 소음 측정 결과가 지난주 발표됐다.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수성리 사격장 주변지역 소음 측정결과에 따르면 지역에 따라서는 순간 최대 소음이 107dB에 달하는 등 사격훈련 때마다 측정장소에서 상당한 소음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성리 성황당 마을에서는 해병대 전차가 움직일 때는 지하철이 다닐 때 나는 소음(100dB)보다 더 큰 107dB의 소음이 났으며, 수성리 집 90.5dB, 수성리 마을회관 85.3dB의 소음이 측정됐다.


또 수성리 집을 기준으로 훈련이 없는 날 평균 소음이 41.6dB이었으나 미군 아파치 헬기훈련이 있는 날에는 62.5dB, 해병대 지상화기훈련이 있는 날은 65.3dB로 나타난 것이다. 소음 전문가는 평균 소음이 10dB 이상 차이가 나면 소음에 대한 피해나 불편이 발생한다고 밝혀 그동안 수성리 주민이 받은 불편과 고통이 상당했던 것으로 이번 측정 결과 확인된 셈이다.


이번 소음은 민관군이 합의한 6곳에 3개의 기관이 각자 설치한 측정기 34개의 평균값으로 산출한 것이어서 객관적 수치로 보아도 타당하다. 권익위 관계자도 “객관적 수치가 나온 것에 의의가 있으며 중립적인 상생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수성리 사격장은 1960년 군사훈련용으로 만들어져 60년 동안 각종 사격 훈련이 실시돼 왔던 곳이다. 하지만 남북 대치라는 국가적 안보 상황을 이유로 주민들은 사격장에서 나는 각종 소음에도 보상 요구조차 못한 채 지내왔다. 훈련이 있는 날이면 불발탄이나 유탄사고가 발생하고 화재 위험에도 시달려야 했다.


수성리 사격장 소음문제는 객관적이고 합리적 대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또다시 민군갈등이 시작될 수밖에 없다. 권익위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중재에 나선만큼 지금부터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미 주민들은 사격장 폐쇄까지 요구하고 있는 마당이다.


포항시도 “사격훈련 소음 피해 발생이 입증된 만큼 군 당국은 주민 입장을 전향적으로 생각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제는 국방을 이유로 더이상 주민의 희생을 요구하는 시대는 지났다. 갈등 조정에 나선 권익위도 당초 약속했던 공정성을 잣대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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