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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지역사회가 동반성장하는 ‘청년 희망도시 경산’

심한식기자
등록일 2021-10-04 18:22 게재일 2021-10-0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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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7만8천명에 예산 1조1천300억원의 도농복합 기능도시 경산시. 10개의 대학에 12만명의 대학생과 170개의 부설 연구소가 있으니 학원 교육도시라고 한다. 경제자유구역의 지식산업지구를 비롯한 300만평의 산업단지에 3천300여개의 자동차부품 화장품 바이오테크 관련 기업체가 있는 첨단산업도시라고도 한다. 원효와 설총과 일연이 탄생했고 관봉석조여래좌상(갓바위)과 임당동 고분을 비롯한 수많은 문화유적이 있는 문화유적 도시라고도 한다.

최영조 경산시장은 “구태여 도시의 정체성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지리적 여건과 정치적 위상이 인구 유입으로 이어지니 경산은 모두가 인정하고 찾아오는 살기 좋은 도시면 된다”고 여유를 부린다. 시민들이 풍요 속에 서로 돕는 착한 사회를 목표로 시정을 펼친다는 재정자립도 경북 2위의 부잣집 논리다.

앞으로 산업지구가 모두 준공되면 300만평 산업단지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성장 동력 기업들이 선도하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 기대

- 대구광역시에 떼어준 고산면과 안심면은 대구 수성구 시지지구와 동구 안심 혁신도시를 이뤄 경산과 울타리 없는 이웃이 되었고 경산시는 대구의 위성도시이자 베드타운이 됐다. 대구시 경산구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두 지역의 대구시 편입으로 경산이 가장 좁은 면적의 시(市)이지만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대구와 이웃해 있어 어쩔 수 없는 점도 있지만 장점이 많다. 지하철과 대중교통 환승이 가능하고 사통팔달 교통망에 문화 시설을 공유할 수 있으며 기후나 자연 환경 교육 등 정주 여건이 정말 살기 좋은 곳이다. 경산시만의 독자적인 자립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민이 윤택하고 편리하게 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 경북도청이 안동으로 이전한 후폭풍도 경산에게 기회가 된 듯하다.

△공무원 사회를 보면 그런 영향도 있다. 최근 도내 군 지역에서 7급을 포기하고 경산시청에 9급으로 신규 임용된 공무원도 있고 국가직을 포기하고 지방직으로 오는 공무원도 있다. 심지어 도청에서 지방으로 내려오면 예전에는 승진했는데 지금 경산으로 직급을 낮춰 내려오려는 공무원도 있을 정도다.

- 청사 입구에서 확성기 시위가 떠들썩하다. 시장을 성토하는 현수막이 청사 앞을 뒤덮었다.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논란으로 전국이 시끄럽다. 경산에도 대규모 택지개발과 산업단지 조성 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는데 특혜 시비는 없나.

△ 민자로 조성되는 상방공원 사업을 두고 지주들이 토지 적정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미 토지 수용 절차에 들어갔고 곧 사업이 시행된다. 경산에서 수많은 택지개발과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일어나고 있지만 대장동 같은 시비나 논란은 없을 것이다.

- 최영조 경산시장이 3연임하는 8년여 동안 경산의 가장 큰 변화를 꼽는다면 어떤 게 있나.

△경산시의 속살이 튼실해진 것이다. 취임 당시 경산시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공직자들을 추슬러서 공공부문부터 바로 세웠다. 청렴도가 2014년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2017년에는 전국 자자체 중 시(市)부문 1위를 차지했다. 시민들의 기부문화도 체계적으로 정착하고 있어 서로 돕는 아름다운 기풍이 시 전역 전 계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도내 22위였던 기부문화는 완전 정착해서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기부자 모임) 참여자 수나 이웃돕기 성금 등 각종 모금활동에서 인구 대비 전국 1위를 지키고 있다. 일정액 이상을 기부하는 착한가게도 전국 제일을 차지하고 있다. 공직의 안정이 시민 생활의 윤택함으로 이어진 것이라 본다.

- 그런 무형의 자산이 중요하긴 하지만 당장 피부로 느끼거나 눈에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시장의 치적으로 내세울 만한 것은 없나. 공약 추진 상황은 어떤가.

△민선 7기에 들면서 현안사업과 미래를 위한 사업 등 8개 분야 99개 사업을 분석해보니 올 상반기 현재 30건이 완료됐고 49건이 정상 추진되고 있었다. 이행률 94%였다. 글로벌 코스메틱비즈니스센터 건립이나 대구선 복선 전철화 사업, 동의한방촌 조성사업 등이 완료됐다. 경산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완공됐고 지역경제의 중심인 경산공설시장의 시설이 현대화됐다. 경북권역 재활병원이 건립 개원했다.

- 최 시장이 치적으로 자랑하는 경산지식산업지구와 경산4일반산업단지 조성이나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결 사업은 이미 최 시장 취임 이전부터 추진해 왔던 사업들 아닌가.

△이들 사업들은 내가 취임하기 이전부터 서류상 추진해왔던 사업들이다. 그러나 실체가 없었는데 내가 들어와서 구체적으로 실현된 사업들이다. 지금 이들 사업들은 모두 착공해서 완공을 향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 그런 사업들이 시장만의 노력으로 이뤄진 사업이라고 치부할 수 있나. 정치권과의 협력체제 구축으로 이뤄낸 것 아닌가.

△물론이다. 경산시가 국비 확보를 통해 공약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정치권과 협력체제 속에서 가능해진 일이다. 초임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최경환 전 국회의원이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줬다. 국비 확보를 위해 장관실을 찾았을 때는 적극 나서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특히 1호선 하양 연장과 지식산업지구 조성은 최 전 장관의 대구경북에 과학기술 연구 사업을 적극 지원 진흥시키겠다는 공약이기도 하다.

- 경산의 미래 먹거리 산업 터전이 될 것이라는 지식산업지구와 경산4일반산업단지는 어느 정도 규모이고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하양읍 대학리와 와촌면 소월리 일대 116만평에 2012년부터 내년까지 10년간 사업비 1조95억원을 들여 조성하고 있는 경산지식산업지구는 내륙형 경제자유구역으로 현재 1단계 산업 연구용지 86만평에 148개 업체와 6개 연구기관이 입주해서 가동중이다. 지난해 기공식을 마친 30만평 규모의 2단지도 현재 토지보상률이 94%로 순조롭게 조성되고 있다. 진량읍 신재리와 다문리 일대 73만평에 5천740억원을 들여 조성되는 경산4일반산업단지는 현재 공정률이 85%로 이곳에는 산업시설과 지원시설 주거시설 공공시설 등이 조성중이다.

이들 산업지구가 모두 준공되면 경산은 300만평의 산업단지를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성장 동력 기업들이 선도하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굳혀 갈 수 있게 된다.

- 지식산업지구에 아울렛이 들어서는 것을 두고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들어서긴 하나.

△지식산업지구 2단계 지역에 신세계사이먼이 1천2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아울렛을 설립키로 했으나 분양가를 두고 특혜 시비가 일어 현재 주춤하고 있다. 최근엔 김부겸 국무총리가 방문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 지역은 상업지구로 변경하고 조성원가 아닌 시가로 조정해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예상한 5만3천평 규모보다 축소되겠지만 2023년 개설은 가능할 것이다.

- 경산은 지역내에 대학이 10개나 되고 그래서 교육도시라고도 한다. 12만 대학생과 교직원, 학교 관계자들이 실제로 경산시에 어떤 도움이 되고 있나.

△경산시와 지역 내 10개 대학의 상생 발전을 위해 총장들과 매년 두 차례 대학발전협의회를 열어 소통하고 필요한 부분은 도와주고 있다. 우리는 대학 문화 조성과 대학발전을 위한 각종 사업을 지원해주고 대학들은 경산 발전을 위해 각종 정책 제안 및 공동 사업 추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경산시와 대학들이 ‘청년 희망도시 경산’ ‘청년이 미래대’ ‘Open 캠퍼스! Open 경산시!’ ‘상생발전’ 등 다양한 주제로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대학과 지역사회가 동반성장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 대학과 경산시 간 상생 협력 사업의 구체적인 사례를 듣고 싶다.

△경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화장품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글로벌 코스메틱 비즈니스 센터가 있다. 경산시 유곡동에 228억원을 투입해 설립한 이 센터는 국제 수준의 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을 갖췄다. 올 1월부터 가동되면서 경산은 화장품의 연구에서 생산을 거쳐 비즈니스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경산시는 현재 이 센터를 중심으로 2025년까지 4만5천평 규모의 화장품 특화단지를 조성 중이다. 완공되면 생산 5조원에 기업유치 50개사, 일자리 3천500개 달성을 목표로 화장품 산업 인프라를 구축해 글로벌 K-뷰티 융복합 산업의 메카가 될 것이다. 지역 한의대에서 기술과 인력을 공급해 사업이 가능해 진 것이다.

또 대구가 국가 로봇산업테스트필드를 유치하자 대구가톨릭대학교는 경산지식산업지구에 산학협력으로 로봇 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할 캠퍼스대학을 설립키로 했다.

- 경산에 대학이 있고 청년들이 있다. 이들을 위한 사업은 없나.

△경산시는 2017년 청년희망도시 경산을 선포하고 여러 가지 청년 지원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 문화거리 조성과 청년문화 활성화를 위한 ‘청년희망 Y-STAR 프로젝트’ 청년들의 상상력을 사업화하는 ‘청년희망 팩토리’, 미디어 크리에이터 양성을 위한 ‘1인 미디어 콘텐츠 산업 육성사업’, 외식업 창업 과정인 ‘경북청년 키친 랩’ 등이 있다. 특히 게임과 웹튠 산업을 집중 지원 육성하고 있다.

- 특별히 착한 나눔이라거나 청렴도를 강조하는 이유가 뭐냐.

△보궐선거로 시장에 당선됐다. 전임자의 중간 하차로 보궐선거가 치러졌고 그 과정에서 공무원들과 시민들의 자존심이 상처를 입었다. 고위 공직자로서 고향을 살려야겠다는 충정에서 선거에 뛰어들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후보였고 덕분에 돈 들이지 않는 선거를 했다. 이 후 깨끗함을 모토로 시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공직자는 모름지기 공정하고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 어떤 자세로 3연임하고 시정을 이끌어 왔나.

△작은 불편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 시민들을 참을성 있게 설득해서 시정이 올바르게 펼쳐지는 것은 시장보다는 직원들의 힘이다. 공직자들을 바르게 이끄는 것은 인사를 바르게 하는 것이다. 시장이 되고는 바른 소리, 싫은 소리 듣기가 어렵다. 듣기 좋은 말만 하지만 가려서 듣고 판단해야 한다. 모두가 만족하는 인사를 할 수는 없지만 원칙에 따라 깨끗하게 하니 불만이 있더라도 수긍하고 승복하더라.

□ 최영조 (66)

최영조 경산시장(66) 경산. 대구상고, 영남대 행정학과. 경북대 행정대학원 수료, 경일대 명예행정학박사.

23회 행정고시로 경북도에서 공직 시작. 봉화부군수 영주 구미 부시장, 경북도 보건환경산립국장, 공무원교육원장, 경제통상실장, 문화체육국장, 경주엑스포사무처장 등을 거쳐 의회사무처장을 끝으로 공직을 사퇴하고 2012년 경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서 당선. 본인은 2번만 하겠다고 작정했으나 3선 연임에 성공했다고. 전국기초단체메니페스트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인내심에 반해 대하소설 ‘대망’을 두 번이나 읽었다는 최 시장은 ‘관청민자안’(官淸民自安. 공직자가 깨끗하면 민생은 저절로 편안해진다)이라는 명심보감 문구를 집무실 벽에 붙여두고 실천하는 바른생활 공직자의 전범(典範).

/이경우 편집위원.

인터뷰사진/ 심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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