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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이 소설에 담은 ‘제주 4·3 사건’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1-09-09 20:08 게재일 2021-09-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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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br/>한강 지음·문학동네 펴냄<br/>장편 소설·1만4천원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한강(51) 작가가 5년 만에 신작 장편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를 펴냈다.

신작은 1947~1954년 제주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제주 4·3 사건을 다룬다. 본래 2015년 황순원문학상을 받은 단편 ‘눈 한송이가 녹는 동안’, 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작별’에 이은 ‘눈 3부작’ 마지막 작품으로 구상됐지만 그 자체 완결된 작품으로 나왔다.

‘소년이 온다‘, ‘흰’, ‘눈’연작 등 근작들을 통해 어둠 속에서도 한줄기 빛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고투와 존엄을 그려온 한강 문학이 다다른 눈부신 현재를 또렷한 모습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한 작가는 ‘소년이 온다’를 통해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바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에는 잡지사 기자 출신 작가 경하를 내세워 제주 4·3 학살 이후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한 생존자들의 길고 고요한 투쟁 서사를 시적으로 담았다.

문학동네 측은 “오래지 않은 비극적 역사의 기억으로부터 길어올린, 그럼에도 인간을 끝내 인간이게 하는 간절하고 지극한 사랑의 이야기가 눈이 시리도록 선연한 이미지와 유려하고 시적인 문장에 실려 압도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고 전했다. 한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고 했다. 또 그는 ‘작별하지 않는다’의 의미에 대해 “작별하지 않겠다는 각오라고 생각했다”며 “어떤 것도 종결하지 않겠다는 그것이, 사랑이든 애도든 끝내지 않고 끝까지 끌어안고 가겠다는 결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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