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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입맛, 철조망도 못 갈라놔”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1-08-19 19:52 게재일 2021-08-2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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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친구’<br/><br/>(사)아태평화교류협회 지음<br/>아시아 펴냄·교양잡지·1만원<br/>
(사)아태평화교류협회(대표 안부수·이하 아태협)가 지난해 12월 “누군가에게 평화의 텃밭이나 주말농장이 되기를 바란다”는 취지를 내걸고 창간호를 펴낸 계간 ‘평화친구’ 제3호(아시아)가 최근 광복 76주년을 맞아 2021년 여름 호로 발행됐다.

이번 호의 주목할 내용은 아태협이 주도한 ‘옥류관 평양 물랭면’과 ‘옥류관 평양 고기만두’ 출시에 즈음한 안부수 대표의 권두 인터뷰,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와 류영재 서양화가 그리고 김동환 부엉이영화사 대표가 참여한 특집 ‘명작의 평화, 평화의 명작’, 광복절에 더욱 각별한 기획으로 마련된 안부수 대표의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발굴과 조국 봉환 현장을 가다: 일본(日本) 스미토모(住友) 광산 조사 및 강제동원 현장 실태조사’와 이경재 숭실대 국문과 교수의 ‘한국문학에 남은 일제 강점의 상처: 유진오의 기차 안’ 등이다.

또 1909년 평양에서 태어나 20대에 5년간 미국 유학을 하고 삶의 전반기는 평양에서, 해방 후 삶의 후반기는 포항에서 살아간 한흑구 작가의 생애와 문학에 대한 연재를 시작해 첫 회에 작가소개와 함께 1930년 미국 시카고에서 발표한 시 3편과 1956년 포랑에서 발표한 명작 수필 ‘나무’를 감상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고정 지면인 ‘내 안의 평화’에는 김용국 시인의 시편, 포항에 거주하는 소설가 김강, 수필가 권정숙, 차성환 씨의 근작 수필을 싣고 있다.

옥류관 평양 물랭면 출시에 대해 안부수 대표는 “민족의 입맛은 휴전선 철조망도 갈라놓을 수 없으니 무엇보다도 우리 협회의 노력과 정성이 남과 북의 민간교류에 온기를 불어넣고 평화의 시대를 위한 밀알과 같은 평화친구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방민호 교수의 ‘지나간 30년 전쟁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는 영국에 거주하는 일본계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노벨문학상 수상 장편소설인 ‘남아 있는 나날’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류영재 서양화가의 ‘빛의 마술사 렘브란트의 탕자의 귀환’은 세계 3대 미술관의 하나로 꼽히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에 소장된 렘브란트의 ‘탕자의 귀환’에 얽힌 에피소드를 흥미롭게 풀어내면서 평화와 예술의 힘을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이란주재미국대사관 직원들의 탈출기를 다룬 김동환 대표의 영화 ‘아미고’에 대한 해설과 제작 뒷얘기는 때마침 터져 나온 아프가니스탄 탈출 러시를 지켜봐야 하는 독자들에게 평화의 참된 의미와 평화를 지키고 누리는 일상의 삶에 새삼 사색할 계기를 제공해준다.

인간은 전쟁에서 놓여날 수 없는 것인가? 우리나라는 남북 평화시대를 만들 수 없는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가장 근원적인 대답의 하나를 ‘평화친구’ 이번 호는 권두에 초대한 ‘앵콜 평화엽신’에 담긴 두 베트남 작가의 대화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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