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여론조사 결과 효율성 없어”<br/> 체육회에 내년 대회 취소 통보<br/> 지역 소상공인·관광업계 반발<br/>“조율도 없이 일방적 탁상행정”
경주시가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경주벚꽃마라톤 대회를 폐지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경주시에 따르면 내년 개최 예정인 제30회 경주 벚꽃마라톤대회를 개최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경주시 체육회에 발송했다. 시는 벚꽃마라톤대회와 관련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와 시 자체적인 효율성 검토 결과 2022년부터 벚꽃마라톤을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
경주시는 시청 홈페이지 시민 여론조사를 통해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4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는 시민 총 301명이 조사에 응했다. 조사결과 ‘대회를 기존대로 개최해야 한다’에 114명(37%), ‘변경해 개최해야 한다’ 60명(19%), ‘중단해야 한다’ 127명(42%)으로 집계됐다. 또한 ‘중단해야 한다’고 하는 응답자 가운데 ‘교통통제로 인한 불편 54명(17%), 지역경제에 도움이 안됨 17명(5%), 벚꽃시즌 다른 행사와 중복(벚꽃축제, 코오롱마라톤대회, 요미우리마라톤대회 등) 127명(42%)으로 나타났다.
경주시의 대회 폐지 방침이 알려지자 경주시체육회를 비롯한 체육단체, 벚꽃마라톤과 벚꽃 특수를 누리던 지역 소상공인들과 관광업계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또 경주시가 그동안 대회를 공동 개최했던 한국수력원자력과 기존 개최를 주장하고 있는 체육회 등과 의견 조율 없이 일방적인 대회 폐지를 결정한데 대한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경주시가 그동안 벚꽃마라톤을 개최하면서 매년 자랑하던 경제효과는 어디갔느냐”며 “단순히 이·통장 체육회 관계자, 시민 몇명에게 여론조사를 실시해 이러한 결과를 내 놓는 것은 경주시민을 완전 무시하는 처사다”며 “이는 단순히 경주시 담당 공무원들의 발상이 아닌 지방자치 단체장 생각이나 결정에 따라 폐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경주시체육회 관계자는 “경주시의 이번 결정은 경주지역 체육 정책을 말살하고 지역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판단이다”며 “단순히 교통체증과 일본 요미우리가 참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회를 없애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고 비난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교통체증으로 해마다 민원이 많고 경주 벚꽃구경을 오는 관광객들이 많아 구태여 벚꽃마라톤을 열지 않아도 관광객들이 넘쳐 대회를 없앴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열린 제29회 경주벚꽃마라톤대회는 코로나19로 언택트 레이스(비대면 레이스) 방식으로 3월 말부터 2주간 진행됐다. 경주/황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