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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비결

등록일 2021-08-05 17:07 게재일 2021-08-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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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야권 통합을 둘러싼 논의가 뜨겁다. 야권통합은 대선 승리를 위해 야권에게 꼭 필요한 전제조건이다.

지난 2017년 대통령선거를 봐도 그렇다. 당시 보수층은 두 후보를 지지했다. 한 명은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 홍준표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후보였고, 또 한 사람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였다. 보수의 분열은 패배를 불렀다. 보수층이 지지한 홍 후보와 안 후보의 득표수를 합해보니 문재인 당선자의 득표수를 뛰어넘는다는 사실이 가장 뼈아픈 회한으로 남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있다.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합당무산론이 떠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힘 표현을 빌리면 아예 ‘요란한 승객’으로 몰리고 있다. 국민에게 야권대통합을 약속했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바쁘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양당 통합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이 준 지상과제로, 이것을 거스르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합당을 압박했다.

이 대표는 특유의 화법으로 “예스(Yes)냐, 노(No)냐”라고 을러댔다. 이에 맞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금 여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합이 야권보다 높아 야권이 위기 상황이고, 이대로 가면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고 ‘야권 위기론’을 꺼내 들었다. 그러면서 ‘플러스 통합론’을 설파했다. 중도 성향의 국민의당이 국민의힘에 흡수돼 소멸하는 방식의 합당으로는 외연 확장 효과를 누릴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다. 달리 말해 당별로 경선후보를 확정한 후 단일화하자는 제안인 셈이다. 이 모두가 합당을 둘러싼 힘겨루기의 일환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대표와 안 대표간 감정싸움은 우려스럽다. 안 대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영국군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낼 때 ‘예스까? 노까?(항복할래? 안 할래?)’라고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이 대표의 태도가 고압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 역시 “친일몰이를 넘어서는 전범몰이는 신박하다”고 비꼬았다. 이대로라면 안 대표가 독자출마하겠다 해도 이상치않다. 하지만 극적 타결 가능성은 남아있다. 안 대표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했던 것처럼 정권교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고 지난 서울시장 선거 사례를 들었으니 두고볼 일이다.

물은 100℃에 이르지 않으면 결코 끓지않는다. 99℃에서는 절대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시험도 1점 차이로 합격·불합격이 갈린다. 올림픽에서도 불과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바뀐다. 더 이상 길이 없다 싶을 때 한걸음 더 내딛어야 변화가 온다. 피겨요정 김연아는 훈련을 하다보면 근육이 터져버릴 것 같고, 숨이 목끝까지 차올라 주저앉고 싶은 순간이 올 때 그 순간을 참아낸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했다.

국민들은 내년 대선에서 여야간 멋진 승부를 기대하며 야권통합 논란을 지켜보고 있다. 야권이 대통합을 위한 마지막 1도를 어떻게 올릴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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