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우가 만났다<br/>김문오 달성군수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달성군에는 여전히 유효하다. 2010년 17만6천여 명이었던 달성군 인구는 전국적 인구 절벽 속에서도 10년 동안 9만 명이 늘어나 6월말 현재 26만 명을 넘어서며 변화와 도시성장을 증명하고 있다. 2010년 3천611억원이었던 군 예산도 지난해엔 1조113억원으로 3배 가량 커졌다.
2010년 첫 취임한 이래 11년째 군수실을 지키고 있는 김문오 군수는 행사가 없는 시간이면 집무실 CCTV화면을 집중한다. 비슬산 대견사와 송해공원, 도동서원, 사문진 등 달성군의 문화 관광 8개 거점 지역을 실시간 모니터하는 것이다. 방송국 앵커 출신에 3선 단체장 경력의 김 군수. 그의 달성자랑은 막힘도 거침도 주저함도 없이 숨 가쁘다.
3선 달성군수로 11년째·남은 임기 9개월 남짓
작년 전국 유일 군 예산 1조원 돌파·인구 증가
올해 중앙기관서 13개 賞 수상 등 ‘괄목할 성과’
교육·문화정책 등 균형발전 ‘머무는 달성군’으로
군민 중심 일자리 창출·미래 관광산업도시 구축
“비슬산 케이블카 건설 ·송해기념관 준공사업 등
내가 벌였던 정책들 임기 중 마무리 지으려 노력”
-3선 민선군수로 이제 임기가 10달도 못 남았다. 남은 임기동안 어떤 일들에 집중할 생각인가.
△나는 아직 할 일이 많다. 비슬산 케이블카 건설, 송해기념관 준공, 도동서원 누리길사업, 다사 행정복합타운 건설과 현풍의 충혼탑 재건립, 화원읍사무소 리모델링, 여성문화복지센터 마무리 등 벌여놓은 일들을 해야 한다.
-누가 달성 군수가 되더라도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김문오 군수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 남아있나.
△그것들이 모두 내가 해야 할 일들이다. 왜냐하면 모두 내가 벌였던 일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할 일들이 끝이 없다.
-김 군수의 재직기간동안 달성군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김 군수가 일을 많이 한 것은 전국적으로도 소문이 났다. 스스로 평가해 본 적이 있나. 자랑을 한 번 해 달라.
△돌아보니 지난 11년은 달성군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변화를 이뤄낸 시간이었던 것 같다. 대구 변방의 존재감 없던 달성군은 이제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졌고 이제는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의 중심 도시로 당당히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고 자랑하고 싶다. 그야말로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하는 발전을 거듭하며 달성의 위상을 드높였다. 지난해 달성군은 개청 이래 전국 82개 군 단위에서는 유일하게 예산 1조원을 돌파했고 전국적인 인구 절벽의 위기 속에서도 조출생률 전국 2위, 합계 출산율 전국 15위를 기록하며 줄어가는 대구 인구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됐다고 자부할 수 있다.
-지난달엔 김 군수가 거버넌스 지방정치대상 최우수상을 받는 등 달성군은 도시 발전만큼 각종 상도 많이 받은 것으로 안다. 상이란 상은 죄다 받으려 하는 욕심 많은 군이라고도 하더라.
△최근 고용노동부로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 우수상을 받았고 지난달 행안부의 국가재난관리 유공 대통령상과 서울국제관광박람회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올해에만도 중앙행정기관 등으로부터 13개의 상을 받았다. 지난해엔 42개나 된다. 모두 군민과 직원들이 열심히 일 한 결과일 것이다.
-군수로서 소임을 충실히 한 것인데, 군민들도 자부심이 상당할 것 같다.
△달성은 낙동강과 비슬산, 국가산업단지와 테크노폴리스라는 동력을 발판 삼아 성장했다. 인구가 늘어나 유가 옥포 현풍 등 3개면이 읍으로 승격하면서 군내에 6개 읍 체계를 갖추게 됐다. 균형 발전과 보편적 복지, 다양한 교육 문화 정책을 통해 떠나가는 달성이 아닌 ‘머무는 달성’으로 변화시켰다. 2020년 하반기 행정수요 조사에서 지역민 80%가 ‘달성군에 계속 살고 싶다’고 답했다. 군민들의 자부심이니 군수로서는 군 경영에 성과를 거둔 셈이다.
-달성의 발전은 특히 인구 증가로 드러난다. 인구 증가와 경제성장, 지역 문화관광 산업 인프라 구축 등 분야마다 변화하지 않은 것이 없는 것 같다. 배경과 전망을 듣고 싶다.
△처음 군수 취임당시 17만6천900여 명이던 달성군 인구가 지난 달 현재 26만 명을 넘어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며 30만 명을 바라보고 있다. 달성군은 대구 산업 경제의 70%를 책임지는 신성장 허브 도시다. 테크노폴리스와 대구국가산단이라는 산업 경제 인프라 쌍두마차를 발판으로 인구성장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유가읍과 현풍읍에 걸쳐 조성된 테크노폴리스가 국내외 연구 및 교육 집적단지를 갖춘 미래형 첨단 과학도시로 자리를 굳혀 가고 있다. 국가산업단지도 물산업 클러스터와 초대형 물류센터, 업체의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영남권 중추산업단지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일자리를 찾는 젊은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광 산업이 위축되면서 가까운 관광코스들이 언택트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달성군은 관광산업 인프라에도 많은 투자를 했고 성과도 얻었다. 달성의 관광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은.
△코로나로 관광산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언택트 관광지로 각광을 받으면서 코로나 사태에 안전한 여행을 원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달성은 비슬산 대견사 중창부터 마비정 벽화마을, 사문진 역사공원, 송해공원, 비슬산 관광명소화 사업까지 체계적이고 과감한 정책을 추진해서 실질적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달성이 과학산업단지로 성장한 이면에 문화도시로서의 역량도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많은 문화 행사와 축제들이 미뤄졌지만 달성군은 지난 10년 동안 문화와 관광에 역점을 두고 행정력을 집중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달성 100대 피아노 콘서트’와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했다. 100대 피아노 콘서트는 지난해 코로나로 열리지 못했는데 올해는 코로나가 숙지면 더욱 내실 있게 준비해서 10회를 대한민국 대표 명품축제로 열 계획이다.
달성은 지난해 대구 최초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예비문화도시로 지정됐다. 대구에서는 달성군이 유일하다. 화원읍에서 진행된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이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내년에는 법정 문화도시로 승격할 것을 자신한다.
-대구시가 신청사를 달서구 두류정수장 부지로 옮기기로 했다. 달성군이 시청 청사를 유치하려다가 실패했다. 군민들의 실망감이 클 것 같다.
△오히려 군의 위상을 높이는 정말 좋은 기회였다. 시청 유치를 희망하면서 26만 달성군민이 하나로 똘똘 뭉쳤다. 군민이 대구시청 청사 유치라는 하나의 목표를 놓고 화합하고 단결하는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대구의 변방으로 인식되던 달성군이 대구의 절반을 차지하며 대구의 중심이라는 실상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 달성의 브랜드 가치를 한껏 드높였으니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무상의 자산이자 큰 성취를 얻은 것이다. 군민의 자긍심을 높인 계기가 됐다.
-앞으로 대구시의 달성은 어떤 도시를 지향해 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대구 땅의 절반을 차지하는 달성군은 낙동강과 비슬산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 대구가 발전하려면 달성을 활용해야 한다. 달성은 군이지만 인구의 5%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군의 평균 연령이 41세로 젊은 도시다.
21세기는 환경과 정보 관광이 문화와 접목해서 먹거리를 생산하는 구조로 나가야 한다. 국가산업단지와 테크노폴리스를 중심으로 한 문화 관광 산업도시를 지향해 나가야 할 것이다. 내년 본격 분양될 달성산단은 강소기업을 유치해서 대기업과 안배하는 방향으로 추진했으면 한다.
-세 번의 선거 중 두 번을 무소속으로 출마해 상대를 꺾었다. (한 번은 정당 공천을 받아 무투표 당선됐다.) 무소속 군수로 군정에 어려움은 없었나. 자치단체장의 정당 추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선거 과정에서 상대 진영의 진정과 고소 고발이 이어져 심리적으로 힘들고 성가신 일이 많았다. 별 것도 아닌 일로 선거법 위반이라며 걸고 넘어졌다. 물론 지금은 모두 무혐의로 판정 났고 다 지나갔다.
무소속이어서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특히 꼭 필요한 예산을 삭감당할 때가 힘들었다. 그렇다고 정당에 가입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않았고 피해를 입은 것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기초단체장은 정당 추천제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 소신이고 현재도 무소속이다.
-3선 군수로서 후회 같은 것은 없나. 어떤 군수로 남고 싶나.
△아무 미련도 후회도 없다. 처음 민선 5기 군수로 취임하면서 ‘인기 있는 군수보다 기억에 남는 군수가 되겠다’고 약속했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 준 27만 달성군민에게 감사한다. 군수에 처음 당선됐을 때의 초심, 군민에 대한 공복으로서 군민을 위해 한 몸 불사른다는 열심을 군수를 마칠 때까지 지킨다는 뒷심으로 남은 임기동안 군정에 임할 것이다. 그래서 비슬산 참꽃보다 더 활짝 핀 100년 달성의 꽃에서 달성 발전의 화룡점정을 기어이 찍겠다.
-아직 이른 질문 같은데, 임기를 마치면 그다음엔 어떻게 100세 시대를 보낼 것인가. 세간에는 중도에 군수직을 사퇴하고 국회의원에 도전할 것이라는 설도 있었는데, 계획이 있나.
△사생활의 복원이다. 그동안 골프도 손 놓고 오직 군정에만 매달렸던 지난날들이었다. 그런 의혹 때문에 군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단호히 ‘군수직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천명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이제 군수직을 내려놓으면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 김문오(金文澳)
1949년 대구. 경북대사대부고, 경북대 법대 졸.
대구MBC 보도국장과 뉴스데스크 앵커, 한국언론재단 기금이사를 거친 언론인 출신.
2010년 무소속으로 출마해 선거의 여왕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총재가 지원하는 후보를 꺾고 5대 민선 달성군수에 당선됐다. 6대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무투표 당선되는 기록을 세우더니 지난 2018년 7대에서는 또다시 당 공천에 반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자유한국당 후보를 꺾고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이경우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