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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지지자들 돌아서기 시작했다

등록일 2021-07-25 18:26 게재일 2021-07-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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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충택 논설위원
심충택 논설위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히면서 국민의힘 동력도 떨어지는 분위기다. 반면 수도권과 호남지역의 민주당 지지세가 결집하면서 이낙연, 이재명 등 여권 대권주자들이 부상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한 모호한 태도가 대권 판세를 흔들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주 대구를 찾은 윤석열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처음부터 선택지를 정한 것이 아니어서 많은 국민과 현장에서 직접 얘기를 듣고 눈으로 보는 과정이 필요해 시간이 좀 걸린다”고 말했다.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는 “일희일비할 게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겠다는 그의 정치적 행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답변이다.

그를 지지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은 조만간 입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현재로선 윤 전 총장은 당 밖에서 세력을 확장한 후 오는 11월에 확정될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지금 국민의힘에 합류했다가는 자신을 지지하는 중도성향 유권자나 호남주민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기존 국민의힘 대권주자들과의 경선전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지 등등에 대해 복잡한 계산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윤 전 총장이 보수, 중도, 진보 세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장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야권은 지금 심각하게 분열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여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은 상승하고 있다. 마음이 다급해진 전통적 야권 지지층에서 윤 전 총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여론조사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현재 국민과의 소통이나 메시지 관리, 캠프인사를 두고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의 대선캠프를 ‘서초동 캠프’로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활짝 열려 있어야 할 캠프가 검찰청 같다는 소리다. 사실인지 확인은 해 보지 않았지만 캠프사무실에 들어가려면 지문을 찍어야 가능하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 후원회장 선임 등을 놓고 그의 인사스타일도 도마 위에 올랐다. 즉흥적 또는 ‘만기친람형(萬機親覽型)’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대통령이 될 경우 이런 인사스타일이 문제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그의 국정운영 역량을 가늠할 메시지가 적재적소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는 소리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당내 친윤석열계 의원들의 관계도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야권 단일후보는 국민의힘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 대표로서는 당연히 가져야 하는 생각이다. 반면 정진석·권성동 의원 등은 이 대표가 특정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의심하고 있다. 친윤계 일부 의원은 동료의원을 상대로 ‘윤석열지지’ 연판장을 돌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기사도 보도됐다. 야권 대선후보 경선일정이 다가올수록 이러한 당내 갈등은 점점 심각해질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집권여당이 꿈에도 바라는 야권분열이 자신으로 인해 생기고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가 나오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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