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에 나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야권 후보 3명의 정치적 행보가 3인3색으로 극명하게 달라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모두 문재인 정부 요직을 지낸 이들로서 ‘벼락치기 대선수업’에 나섰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미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떠오른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이후 국민의힘에 입당도 않은 채 민생행보를 계속해왔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이 아직 중도층의 확고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해 입당시기를 최대한 늦추면서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는 수순을 밟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문제는 평생 검사로서 생활해온 윤 전 총장이 온갖 궤계가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자신의 지지율을 끝까지 방어하며 결승점까지 골인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다.
윤 전 총장은 최근 광주를 방문해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고 하고, 대구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갈지자 행보’란 지적이다. 진보와 보수를 겨냥한 메시지가 뒤섞여 중도는 물론 보수도 마뜩잖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10%대 지지율이 나오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이 정책 비전을 내놓기보다 단순한 정부 비판 메시지를 반복하는 바람에 지지 기반을 잃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코로나 확산이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었으면 민란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발언을 하는 가 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도 찬성입장을 보여 탄핵의 강을 넘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방향성 혼란’을 우려할 정도다.
이에 반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난 직후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내에서 발빠르게 대선후보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자신이 인지도가 낮고, 정치적 기반도 없는 상태에서 대권후보로서 빠르게 자리를 굳히기 위해 조기입당을 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지만 그게 ‘신의 한수’가 됐다.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대한 방어나 인지도 제고에 큰 도움이 됐다. 실제로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입당직후 실시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 이재명 지사, 이낙연 전 대표에 이어 네번째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기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후보 지지율을 상회하는 지지율이다. 최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캠프 출신들을 영입해 본격적인 대선캠프를 꾸리는 등 더욱 발빠르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하나의 야권주자로 꼽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아예 제3지대 후보로 나설 뜻을 밝혔다. “정치판을 바꾸는 변화가 있어야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한 김 전 부총리는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누구도 가지않는 제3지대에서 대권에 도전할 태세다.
대권도전에 3인3색의 야권후보 3명의 정치적 도전이 어떤 결과를 빚어낼 지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