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작가 데이비드 므루갈라<br/>‘비 분리의 대화’ 展<br/>원단·선풍기 등 이용<br/>인터랙티브 아트 표현<br/>27일까지 봉산문화회관<br/>
알고리즘과 드로잉 머신, 비디오, 디지털 이미지, 설치물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독일작가 데이비드 므루갈라(41)의 한국전이 대구 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에서 오는 27일까지 열린다.
원단을 이용해 커다란 곡면을 만들고 하단부에서 팬(선풍기)을 이용해 지속적인 수직 운동을 일으킴으로써 비정형적이고 기하학적 형상이 만들어 내는 조형적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일종의 인터랙티브 아트(Interactive Art)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상호작용예술이라고 한다.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 미술작품이다. 관람객과의 상호소통이 중요한 키워드다.
전시 작 ‘비분리의 대화’는 산업용 팬에서 11초간 바람이 곡면원단으로 뿜어져 나오면서 모양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지만 이내 반구형 형태로 돌아와 편안함을 유지하게 된다. 이러한 모습은 마치 무중력 상태에서 커다란 천 조각이 부유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키네틱 아트(Kinetic Art)를 떠올리게 하는 율동적 움직임 속에서 곡면원단은 비정형적 선의 미학을 탐닉할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수평과 수직으로 구획된 창틀 넘어 물결처럼 일렁이는 다채로운 곡선들은 비율과 치수라는 수학적 수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우연성의 무한 반복으로 이어져 간다. 이 작업은 ‘모든 물질은 고유의 특성을 가지지만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라는 비 분리의 개념을 매개로 단순성과 순수성을 보여주는 원단을 치밀한 수학적 재단과 재봉을 통해 기하학적 곡면을 만들고 무궁화 꽃잎을 연상하는 디지털 염색으로 영원함과 지속성의 의미를 장착하며 반복된 움직임으로 고정된 환경이 아닌 지속적인 행동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본질의 의미를 찾는 고립적인 질문보다는 행동으로 방향을 전환 시킴으로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찾는 현대사회의 도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작가의 이번 프로젝트가 전하는 메시지는 공간적 인식을 통해 현대사회가 갖는 소통의 단절을 극복하고 상호의식 확장에서 오는 새로운 대화의 매개체 구현이라 말할 수 있다. 작가가 전시 취지에서 밝혔듯이 그의 작품은 “공간적 인식과 경험의 가치에 대한 대중의 의식을 권장하고 형성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한정된 공간 속에서 느끼게 되는 다양한 예술적 체험을 기반으로 미의식을 공유하고 인식의 확장을 실현함으로써 유리상자의 건축적 정체성을 찾으려는 일련의 과정이다.
이번 전시는 봉산문화회관이 공모기획전으로 마련한 ‘2021 유리상자 아트스타’의 2번째 초대전이다. 봉산문화회관은 젊고 역량있는 작가에게 전시기회를 주기 위해 공모전 형식으로 유리상자 아트스타를 매년 개최해오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