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광주의 상공인들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사면 요구에 발벗고 나섰다. 대구와 광주상의는 지난 27일 이 부회장의 사면을 위한 서명운동에 공동 돌입하면서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과 정창선 광주상의 회장이 각각 1호 서명에 사인했다.
두 단체는 다음 달 18일까지 3주 동안 지역의 상공인과 경제단체 등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에 들어가 6월 중에는 청와대에 서명지를 전달할 예정이라 한다.
대구상의 이 회장은 “이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해 반도체 위기를 비롯한 범국가적 경제난을 이겨내는 데 일조하기 바란다”고 말했으며, 광주상의 정 회장은 “삼성전자 오너 리스크로 인한 신규 투자나 의사결정의 불확실성이 협력사와 가전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운동에 달빛동맹 관계에 있는 영호남 상공인이 뜻을 같이했다는 것은 색다른 의미가 있다. 먼저 이 부회장 부재로 인한 범국가적 경제 상황에 대해 두 지역 상공계가 공동의 인식을 가졌음을 보여주었다. 또 나아가 두 지역 경제단체가 지역의 현안에 대해 언제든 상호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음도 보여줘 주목할 만하다.
대구와 광주는 오래전부터 달빛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다. 최근에는 대구·광주 간 달빛철도 건설 촉구와 2038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선언도 함께 발표함으로써 양 지역간 상생적 협력관계가 더욱 증진되는 분위기다. 이번 이 부회장 사면운동에 상공계가 뜻을 같이함으로써 양 지역의 달빛동맹 관계가 이제 경제 분야까지 활동 범위를 넓혔다는 인식을 주었다. 최근 정부측 결단을 촉구하는 달빛철도의 건설이 경제교류를 위해 필요함도 역설적으로 알렸다.
삼성전자 이 부회장의 사면운동은 전국 경제5단체와 종교계, 유림계 등 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국민여론조사도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한 찬성률이 70%에 이르는 등 국민적 공감대도 넓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과 관련해 “국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와 광주 상공인이 공동 사면운동에 나선 것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대한 순수한 일념의 표출일뿐이다. 이것이 달빛동맹 관계인 두 지역 교류 증진에 보탬이 된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