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첫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 모의훈련 지켜보니…<br/>30여 명 참여… 메뉴얼 따라 역할·단계별 확인 절차 실제처럼 수행 <br/>참가자들 “꼼꼼한 준비사항 보니 안심”… 접종 준비 완벽히 구축
“다들 실제 상황이라고 생각하시고, 진지하게 훈련에 참여해 주세요.”
18일 오전 9시 20분께 포항시 남구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 입구에는 모의훈련 참여자 30명이 줄을 선 채로 대기하고 있었다. 잠시 후 포항남구보건소 소속 직원이 이들에게 방역수칙과 모의훈련에 대한 몇 가지 유의사항을 전달한 뒤,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됐다.
센터에 들어가기 전 이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체온측정과 손 소독을 하는 것이었다. 출입구를 통과한 참여자들은 접종 대상자임을 증명하기 위해 명부와 신분증의 확인 절차를 거쳤다. 이후에 ‘코로나19 예방 접종 예진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름과 주소, 연락처 등 간단한 인적사항 기입을 마친 정민정(54·여·포항시 북구 장성동)씨는 “백신 접종만이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에서 벗어나 마스크를 더 이상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 하루라도 빨리 백신을 맞고 싶다”고 말했다.
예진표 작성을 마친 참가자들은 곧이어 번호표를 뽑은 뒤 대기석에 앉아 잠시 대기했다. 자신의 차례가 되면 예진실에서 의사와 상담한다. 의사는 접종 전 참여자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예방접종 전후 주의사항, 발생 가능한 반응과 조치 방법 등에 대해 알려준다.
이 상담이 끝나면, 백신 접종 여부가 결정된다. 접종이 가능하다고 판정받은 참여자들은 예방접종실에서 백신 주사를 맞았다. 이때부터 참여자들 표정에서 긴장감이 느껴졌다. 이상반응을 민감하게 지켜봐야 해서다. 이들은 ‘이상반응 모니터링실’에서 타이머를 들고 15∼30분간 몸의 이상 반응을 살폈다.
오전 10시 2분께 백신 부작용 증세를 보인 참여자가 나왔다. 그는 호흡곤란과 메스꺼움, 어지러움 등을 호소했다. 의료진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환자를 ‘집중관찰실’로 옮기고 혈압과 맥박, 산소포화도를 확인하는 등 응급조치를 취했다. 참여자의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의사의 지시에 따라 응급구조대가 도착했다. 구조대는 환자를 들것으로 옮긴 뒤 인근에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백신 부작용 대처 상황을 지켜본 참여자 김미자(51·여·영양군)씨는 “아나필락시스 쇼크 부작용 상황에서 의료진이 응급처치를 하는 모습을 보고,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응급처리를 한 뒤 환자를 인근 병원까지 무사히 옮겨줄 수 있을 것 같아 안심이 된다”며 “곳곳에 안내문구가 큰 글씨로 적혀 있고 외국인들을 위한 통역 서비스도 준비된 것을 보면 지자체에서 예방접종을 위한 준비를 꼼꼼하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25일부터 30일까지 포항 북구, 경주, 안동, 영천에 설치된 예방접종센터 4곳에서 모의훈련을 실시한다. 앞으로 5월까지 도내 24곳에 예방접종센터를 단계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다. 4월 첫째 주부터는 75세 이상 노인, 노인시설 입소자, 종사 등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에 들어간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오늘 모의훈련은 준비한 대로 순조롭게 진행됐다”며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서는 단기간에 목표인원을 접종할 수 있는 속도가 중요하므로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