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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의 취업 준비생

등록일 2021-03-15 19:04 게재일 2021-03-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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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구 <br>포항 중앙고 교사
권윤구포항 중앙고 교사

학생들은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개학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가슴 졸이면서 코로나19를 걱정했다. 그동안 참 해괴한 코로나19에 의해 무참히 무너지는 인류 공동체를 지켜보면서 앞날의 삶도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이 될 것이라 불안해했다.

허구적 세계에서나 보아 왔던 디스토피아적인 미래가 현실이 되면서 막연하게 미뤄두었던 해결책에 대한 탐구도 서두르고 무엇보다 무심한 일상이 축복임을 깨달은 것은 역설이다. 이제 우리는 당연하게 여겨왔던 일상과 관행에 질문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다양한 첨단 기술이 사회 변혁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지만, 이러한 기술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을 더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인간의 책임을 고양하는 방향으로 줏대를 세워야한다.

코로나19의 방역 차원에서는 적절한 조치지만 취업 준비생에게는 가혹한 조치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도서관이 문을 닫고 그나마 차선으로 선택했던 카페마저 이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지난 1년 동안 방안에서 한 번도 밖을 나올 수 없는 취업 준비생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조치이다. 필자의 아들도 젊고 젊은 나이에 1년 동안 책상 앞에서 책만 보면서 젊음을 죽이고 있다. 탈모현상까지 와서 병원을 다니면서 공부를 하고 있다. 가슴이 답답하다. 울고 싶다.

지난 2020년에는 여러 가지고 취업 준비생에게 힘든 한 해였다. 상, 하반기 채용 시험이 없어지거나 미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취업 준비생에게 취업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기업 10곳 중 7곳은 “채용 계획 없다”이다. 설 추석 명절에 부모님을 볼 수 없는 미안함 안타까움에 좁은 취업문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젊은이들이 자신을 포기하는 니트(neet)족이 많이 생겼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를 볼 수 있는 희망이 있는지 묻고 싶다.

희망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사회도 이제는 젊은 사람의 취업에 점점 둔감해지고 있다. 나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희망이 희망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미래가 있는가. 취업을 하지 못하니, 결혼을 할 수 없고, 결혼을 못하니,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 단적으로 출산율을 보면 알 수 있다. 2020년 기준으로 0.84명으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요즘은 ‘삼포세대’에서 ‘칠포세대’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 마련, 취업, 희망의 일곱 가지를 모두 포기한 세대를 의미한다. 이들이 세상에 나아가 당당하게 접어두었던 자신의 꿈을 보여주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눈물을 흘리는 취업 준비생들이 모호하고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일 때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취업 준비생들의 눈물을 닦아줄 사회적 관심과 따뜻한 배려 사랑이 필요할 때이다.

코로나19가 여전하지만 이제는 긴 터널 끝에 빛이 조금은 보이는 듯하다. 사람들 마음에도 봄은 온다. 또한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안 한해였다.

올해는 눈물이 아닌 희망이, 웃는 얼굴을 보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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