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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에 빠진 당신에게

등록일 2021-03-14 19:55 게재일 2021-03-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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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가인<br>참마음심리상담센터 원장
문가인참마음심리상담센터 원장

인간의 구성요소를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어떤 사람은 남자와 여자라고도 한다. 그렇지만 심리학자인 나에게 물어보면 생각, 감정 및 행동이라고 대답하겠다. 이 세 가지가 자신에게 도움 되는 방향으로 향한다면 적응, 이 세 가지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향한다면 부적응이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겠다.

인간은 태어나서 당연히 살기를 원하고 삶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행동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예도 있다.

20세기 정신과 문화에 영향을 미친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살고자 하는 본능도 있지만 죽고자 하는 본능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 중에는 생각과 감정 및 행동이 부적응적인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이 나를 찾는 내담자들이다. 어떤 사람들은 생존본능을 향해 나아가지만 어떤 사람들은 죽음의 본능에 휩쓸리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인 것이다. 생각과 감정의 부적응문제가 대부분이지만, 그중에는 행동의 부적응문제도 상당하다. 그 문제가 바로 중독과 관련된 문제들이다. 대표적으로는 알코올중독, 도박중독, 니코틴중독, 게임중독 등일 것이다.

그중에서 도박중독은 도박장애라는 정식 진단명을 가지고 있다. 즉, 정신질환이라는 것이다. 정신질환을 극복하려고 할 때 스스로 안되면 외부의 전문가를 찾게 된다.

나는 심리학자이므로 약물치료를 하지 않는다. 나는 이러한 도박중독을 비롯한 중독문제를 가진 사람을 치료적으로 접근할 때, 그들의 감정과 습관을 주요하게 생각한다. 그들을 도박중독환자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그들의 감정이 도박을 일으키고, 그것이 습관화되어 조절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감정과 습관을 적응적으로 변화시켜주면 도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다.

감정이 있어서 우리가 사랑과 우정을 느끼면서 행복을 누릴 수 있지만, 이 감정 때문에 우리는 좌절하고 실패하며 불행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내가 최근에 만난 도박중독이라는 낙인을 지닌 내담자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그가 도박을 주로 하는 경우를 분석해보면, 그는 ‘상실감’, 즉 불쾌한 감정이 든 어느 날 우연히 도박하게 되었다. 도박을 하는 순간 상실감을 잊어버리고 벗어나게 되면서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게 된 것이다. 그것이 몇 번 반복되니 그의 마음속에 그것은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자동화되었고, 어느 날 자신이 하는 행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단계에 오게 된 것이다. 그의 감정과 습관의 연결고리를 찾아보면 도박문제도 쉽게 풀리게 되어 있다.

‘도박은 절대로 끊지 못한다. 손가락을 잘라도 안된다’라는 말들이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어서, 방법을 찾아보지도 않고 미리 포기하면서 불행 속에서 허우적거릴 수도 있다.

인간은 진화하고 심리치료 기술도 진화하고 있다. 당신 앞에 넓은 문과 좁은 문 두 개가 있다. 어리석은 자가 선택하는 넓은 문에는 답이 없다. 당신이 부디 좁은 문을 선택하여 지혜로운 자가 되기 바란다.

“도박은 정신병이 아닌 습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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