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왕으로 불리는 에디슨은 ‘천재는 1퍼센트의 영감과 99퍼센트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흔히들 그 말을 ‘천재는 영감보다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 진다’는 뜻으로 알고 있으나, 에디슨은 ‘1퍼센트의 영감이 없으면 99퍼센트의 노력도 소용이 없다.’는 의미로 한 말인데 와전되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타고난 재능이 없이 노력만으로 천재가 될 수는 없는 건 분명한 것 같다. 같은 노력을 해도 타고난 소질과 재능에 따라 현격한 기량의 차이를 보이는 게 사실이니까.
각 분야마다 신동(神童)으로 불릴 만큼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유아기부터 어떤 분야에 몰입하고 특출한 능력을 드러내 세상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 것이다. 음악이나 미술 같은 예술분야에 천재적 소질을 가진 아이도 있고, 체육 분야에 특출한 기량을 보이는 아이, 수학이나 언어 분야에 놀라운 재능을 발휘하는 아이들도 있다. 모차르트나 베토벤의 천재성이 불후의 음악이 되어 인류에 기여하는 것처럼 신동들은 잘 길러지면 인류문명의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트로트 신동들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텔레비전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유소년기의 아이들이 트로트 가요를 가수들 뺨치게 잘 불러서 환호와 갈채를 받고 있는 걸 본다. 어린아이들이 성인가요를 기가 막히게 잘 부르는 것도 물론 신동이라 할 만하다. 그 소질을 잘 키우면 훌륭한 가수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과 기쁨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일찍부터 예능프로그램에 출연시켜 지나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닌 것 같다. 당사자는 물론 그걸 보는 다른 아이들에게도 바람직한 영향을 끼칠 것 같지는 않아서다.
성인들도 갑자기 엄청난 각광을 받게 되면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무중력상태가 되기 쉽다. 아직 모든 것이 미성숙한 아이들이 갑자기 엄청난 관심과 환호를 받게 되면 정상적인 정서나 인성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다. 타고난 끼와 소질을 아예 무시하거나 막으라는 게 아니라, 적어도 청소년이 되기 전까지는 대중 앞에 세우는 걸 유보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얘기다. 특히 방송매체는 시청률을 위해서 과장되고 자극적인 연출을 하게 마련이다. 성인프로그램은 어린아이들의 정서와 이해의 수준에 부적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린 시절에 불렀던 노래는 그 정서와 기억이 평생을 간다. 노년이 되어도 옛날의 동요를 듣거나 부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유소년기의 아이들에게는 성인가요보다는 그 또래의 사고와 정서에 맞는 동요나 가곡을 부르게 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노래는 곡조 못지않게 노랫말도 중요한 법인데, 유행가 가사가 어찌 동심(童心)에 어울린다 하겠는가. 요즘 아이들이 아무리 되바라졌다고 하나 그 연령대에 맞는 정서와 동심이 아주 없지는 않을 터이다. 동요보다는 유행가에나 빠져들게 방치하지 말고, 요즘 아이들의 감각에 맞는 노래를 지어서 보급하고 권장하는 것이 아이들 정서와 심성을 함양하는 교육이 될 것이다. 어린이들의 음악교육에 대한 성찰과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