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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우울증이 되다

등록일 2021-01-10 18:45 게재일 2021-01-1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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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가인<br>참마음심리상담센터 원장
문가인참마음심리상담센터 원장

1인 가구라는 단어는 언젠가부터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왔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우리의 현실이 된 것이다. 검색해보니 우리나라 10가구 중 3가구가 1인 가구(2019년 기준)라고 하며, 그래서 그런지 거주공간들도 소형아파트나 소형주택이란 이름으로 작아지고 있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 전해 들은 고독사라는 단어가 우리나라 뉴스에도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영국에서는 고독을 사회적 질병으로 인식하고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해, 고독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한다고 한다.

이런 고독의 문제는 대가족체제가 무너지고 핵가족화되고, 경쟁 사회로 접어들면서 이미 예견되어 있었고 잠재되어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전파된 이후 어떤 사람들은 더욱더 고독해지고 그러다가 우울해지게 된다.


최근에 필자는 60대의 1인 가구 여성을 심리상담하게 되었는데, 그녀의 표면적인 호소는 잠을 못 잔다고 것이고 병원에서의 진단은 우울증이었다. 그녀를 세심하게 상담해보니 그녀의 문제의 본질은 고독이었다. 일찍이 사별하여 홀로 산 세월이 30년, 우연히 만난 이성과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하고 그러다가 결별. 그리고 찾아온 집착 및 우울. 그녀의 고독이 우울증이란 질환으로 발전한 것이다.


인간의 대표적인 부정적 감정인 우울, 불안, 분노는 심한 경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등 부적응을 초래하며 심지어는 생명과도 관련되기 때문에 정신건강전문가들은 이러한 세 가지 감정에 주로 관심을 가지고 치료방법들이 많이 연구되고 있다. 그렇지만 과연 이 세 가지 감정만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지 상담현장에서 느낄 때가 많다. 즉, 외로움도 우리의 마음을 힘들게 하는 중요한 감정 중의 하나인 것이다.


지금까지 외로움에 대한 감정에 대해서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도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정보와 광고가 넘쳐나고 SNS상의 구독과 좋아요가 넘쳐나지만 혼자 있는 공간에 오면 우리는 외롭다. 외로우면 그 외로움을 해소하고자 무엇인가 행동을 취하게 된다.


외로움 때문에 술을, 외로움 때문에 친구를, 외로움 때문에 게임을, 외로움 때문에 도박하고 있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외로움이란 감정도 인간의 적응을 위해서 진화론적으로 우리 내면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 외로우므로 친구를 찾고 연인을 찾고 결혼을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 외로움이 역시 오래가고 심하면 마음의 병이 온 것으로 생각하고 자가치유 내지는 심리상담센터를 찾아볼 것을 권한다. 외로움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바야흐로 필요한 시대가 온 것으로 여겨진다.


나의 ‘힐링을 노래하라’라는 책에는 100여 편 이상의 잠언시가 포함되어 있는데, 그 시들은 외로운 그 어느 날 하나씩 쓴 것이다. 외로운 시간을 잘 보낸 긍정적 결과이다. 외로울 때 시를 쓰고 그 시는 책으로 출판되고, 출판되면 뿌듯할 것이고, 더욱더 외로움을 잘 즐기는 사람이 되는 선순환의 구조로 가는 것이다.


외로운 시간을 잘 보내는 것, 그것이 당신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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