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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어디 있나요?

등록일 2021-01-07 19:07 게재일 2021-01-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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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 어디 있나요?”라고 묻는 사람이 많아졌다. 청와대를 오래 출입한 탓에 필자에게도 ‘타박성’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달리 대답할 말이 없다. 그저 “청와대서 근무중”이라 답할 수 밖에….

돌이켜 보건대 문재인 정부들어 여러 정책들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집값을 반드시 안정시키겠다던 공약과는 달리 수도권 아파트 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세입자 편들려고 만든 임대차3법도 역효과를 내는 바람에 서민들이 전세대란의 고초를 겪고있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공시지가 현실화가 추진돼 종부세와 재산세가 크게 올랐다. 세금폭탄이다. 여기에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영세소상공인들의 목줄을 죄고있다.

‘멀쩡히 근무 잘 하고 있는’ 대통령을 찾는 목소리가 처음 크게 들린 것은 지난 해 9월 서해상 실종 공무원에 대한 북한군 총격 사망 사건때였다.

국민의힘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섰다. 시위 첫 주자인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찾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지금 어디 계신 건가요’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문 대통령의 직접 해명을 요구했다. 청와대는 묵묵부답이었다. 또 조국에 이어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임명해 검찰개혁을 한다며 검찰총수를 찍어내려다 법원의 제동에 막혀 허둥지둥하는 행태 역시 꼴불견이다. 정권 초기, 적폐청산에 앞장세웠을 때 그토록 신임하고 예뻐했던 윤석열 총장이 아니었던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의혹 등 권력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사를 멈추지 않자 법무장관을 앞세워 찍어내려다 실패한 모양새다. 대통령이 세운 총장, 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물러나라고 하지 않았을까.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했다. 정치적 부담을 덜려다 더 흉한 꼴이 됐다.

동부구치소 생지옥사태는 어쩌면 필연적이다. 주무장관인 추미애 법무장관은 처음 확진자가 발생하고도 별다른 신경도 쓰지 않다가 확진자가 1천명에 이르고, 사망자까지 나오자 그제서야 슬며시 사과문을 냈다. 청와대는 “그동안 대통령께서 구치소 특별 점검하라고 여러 차례 지시했다”고 한다. 백신확보가 늦어진 데 대한 국민들의 질타가 잇따랐을 때도 청와대는“대통령은 해외백신 구입하라고 수차례 지시했다”고 변명했다. K방역이 세계를 선도한다며 자랑하던 문 대통령이 아닌가. 대통령이 수 차례 지시했는데 아랫사람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면 공직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뜻이다. 달리 말해 레임덕이다. 또 만일 대통령이 지시를 하지 않았는데 했다고 둘러댄 것이라면, 더욱 문제다. 레임덕보다 더한 거짓말이다.

최근에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애드벌룬으로 띄우자 강성‘친문’이 펄쩍 뛰었다. 대통령은 모른척 입을 다물었다. 대통령의 리더쉽이 아쉽다.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코로나19 사태로 대한민국은 절체절명의 위기다. 그래서 홀로 묻는다. “대통령, 어디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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